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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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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20, 오세훈 시장이 동자동 지역의 한 동행식당에서 주민들과 식사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주택사업에 대한 입장을 묻는 주민들은 만나지 않았다. 사진=홈리스주거팀

 

<정책비판>은 쪽방 주민과 관련된 정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자리입니다

 

<쪽방신문 19호> 2024년 서울시 쪽방 주민 지원사업 내다보기

 

 이동현(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

 

3월이 되며 본격적인 새해 살림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시의 쪽방 주민 지원 활동은 어떠할지 새해 편성된 예산과 사업설명서를 토대로 짚어봅시다. 2024년 서울시의 쪽방거주자 생활안정지원예산은 1018,875만원으로 전년 최종 예산 대비 2,295만원이 증가하여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 할 만합니다. 참고로, 2023년도 서울시 쪽방거주자 생활안정지원예산은 최초 861,101만원으로 편성되었다가 한 차례 추가경정예산과 세 차례 간주처리 예산을 통해 약 15억원이 증액되었습니다.

 

2024년 서울시 쪽방 주민 지원 예산 읽기

예산 세부 편성 내역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우선, 쪽방상담소 운영비가 약 4억원 증액되었는데 대부분 직원 인건비 상승률(3.9%)에 따른 증가입니다. 한여름 폭염 피해 감소를 위해 작년에 처음 시행한 쿨링포그 등 폭염저감 시설 설치 운영비용은 작년과 동일한 반면, 작년 여름과 겨울에 두 차례 추가 편성됐던 한파 및 폭염대비 물품지원 예산 약 3억원이 금년 예산에는 편성되지 않았습니다. 기후변화로 폭염과 혹한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주거환경 개선과 같은 구조적 대책도 없이 응급 대응 예산조차 편성하지 않은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오세훈 시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동행시리즈는 쪽방 주민 지원예산의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동행식당 운영비는 2024년 서울시 쪽방 주민 지원예산의 약 52%를 차지합니다. 서울시는 지원대상을 작년 2,400*0.7(이용률)에서 올해 2,425*0.75(이용률)로 소폭 늘렸습니다. 그럼에도 올해 동행식당 운영 예산은 53억원으로, 2023년 동행식당 운영 최종 예산(추경 반영) 보다 3억원 가량 적습니다. ‘온기창고로 이름 붙인 쪽방주민 푸드마켓 두곳의 운영비는 기업의 후원에 의존함으로 작년과 같이 약 8천 만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작년에 5억원 편성됐던 신규 설치 예산은 올해 잡히지 않았습니다. 눈에 띄는 예산도 있습니다. 작년 4억원에 불과했던 '시설비예산이 15억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쪽방 주민을 위한 치유공간부지 매입비, 건축비가 책정됐기 때문입니다. 또한, 예년에는 없던 쪽방 동행 사업 등 홍보예산 5천 만원이 새로 편성되었습니다. 오세훈 시정부 출범 이후 빈번했던 약자와의 동행의 홍보 대상지로 쪽방촌이 거론되는 일이 아마 올해는 훨씬 더 빈번할 것 같습니다.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예산

위에서 시시콜콜 살펴보았지만 2024년도의 내로라 하는 변화는 안 보입니다. 하지만 서울시 쪽방 주민 지원사업은 메워야 할 빈틈이 작지 않습니다. 첫째, 쪽방에서 제외된 사각지대 문제가 매우 큽니다. 동대문구 전농동, 구로구 가리봉동과 구로2, 관악구 대학동 등 주거의 질이나 주민의 사회경제적 수준은 쪽방과 다르지 않으나 정책의 사각지대에 처한 곳들이 많습니다. 작년 홈리스주거팀의 실태조사로 드러났듯, 국내 최대 쪽방밀집지역인 동자동 쪽방촌 안에서도 합리적 이유 없이 쪽방 지정에서 제외된 방들이 약 100실 가량 존재합니다. 이런 사각지대를 메우려는 노력이 2024년 서울시 예산에는 담겨있지 않습니다. 최근 서울시는 쪽방거주자 생활실태조사 예산을 매년 2,500만원 가량 편성하였는데, 작년에는 그 2배인 5,000만원을 편성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작년, 사각지대 쪽방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실태조사 예산은 도로 2,500만원으로 줄었습니다. 올해 역시 사각지대에 처한 쪽방, 쪽방 주민의 실태가 파악될 리 만무합니다. 이와 달리 적극적 행정을 펼치는 지자체도 있습니다. 지난 213일 광주광역시는 쪽방촌 거주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쪽빛상담소를 개소하였습니다. 제공되는 지원을 보니 빨래방 등 생활편의, 의료, 임대주택 지원 등으로 서울지역 쪽방상담소의 역할과 유사합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광주지역의 쪽방을 파악하지 않고, 그에 따라 쪽방과 쪽방 주민이 없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그러나 광주광역시는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기초로 쪽방쪽방 주민을 파악하여 복지지원 체계 내로 포섭한 것입니다. 올해 역시 실태조사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위험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형성된 새로운 취약계층에 대한 실태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둘째, 쪽방촌 재개발로 인해 내몰리는 주민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서울시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서울지역 쪽방의 수는 210개실, 거주자는 458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거주자 감소는 창신동, 남대문로5가동, 서울역 일대 쪽방에서 두드러진데 이곳들은 민간 재개발이 진행되거나 공공개발(공공주택사업)을 반대하는 건물주들의 집단행동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서울시 역시 쪽방촌 재개발로 서울시의 역점 사업인 쪽방주민 푸드마켓을 추가 설치하지 못하는 등 정책실행에 있어 재개발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건물주와 입주자, 개인 간의 문제로 넘기기에는 개발이익을 목적으로 한 이들에 의한 피해가 심각한 만큼 서울시가 쪽방 주민 주거권 보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서울시는 선전과 홍보가 아니라 쪽방 주민들의 주거권 보장이라는 목적에 충실한 정책을 펴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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