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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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발언대]

 

“우리도 한 명의 인간입니다”

 

<이창복 / 용산역 텐트촌 주민>

 

[편집자 주] 지난 5월 27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용산역 텐트촌 화재피해 주민들에 대한 인권위 긴급구제 신청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용산역 공중보행교 공사구간 내 텐트촌 주민들은 용산구청의 개발ㆍ복지행정을 규탄하며 퇴거 위협 없이 안전한 주거에서 살 권리를 주장하였다. 당시 발언자 중 한 사람인 이창복씨의 발언 내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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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거 중인 이창복씨의 텐트 <사진=홈리스행동>

 

용산역 텐트촌에서 생활하는 이창복이라고 합니다. 저는 작년부터 텐트촌에서 살고 있었는데 이렇게 철거를 당할 줄은 몰랐어요. 어느 날 갑자기 시공업체에서 와서 제 텐트를 막 뽑으려고 하더라고요. 사람이 계속 살고 있는데, 왜 남의 텐트를 허락도 없이 철거를 했는지 지금도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사람이 살고 있는 텐트인데 왜 뽑으려고 하냐?"고 제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공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철거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그 집에서 사는 사람인데, 왜 주인 허락도 없이 그걸 뽑으려고 하느냐?”, 이렇게 계속 말다툼을 했는데 그래도 공사하는 사람들은 계속 옮겨야 한다고만 그랬습니다. 

 

옮기라고 하면 옮겨야겠지만, 앞으로 살아갈 거처는 마련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무런 말도 없이 그렇게 철거해놓고 말이에요. 텐트촌에 구의원(*설혜영 정의당 의원)도 오고 그랬는데, 정작 용산구청은 지금까지도 아무런 말이 없어요. 아무런 조치도 없고, 아무런 연락도 없어요. 우리가 노숙자처럼 생활한다고 사람 같이 안 보는 것 같아요. 사람 취급을 안 해요. 우리도 인간인데,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되는 것 아닐까요? 한 명의 인간인데, 막무가내로 나가라고만 하면 되겠습니까? 지금 (주거대책을 요구한지) 한 달 넘게 지났는데 구청에선 아무런 소식이 없어요. 이제 우린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결국은 지금 텐트를 옮기라고 해서 옮긴 텐트에서 살고는 있지만, 옮긴 텐트 바로 옆에서 며칠 전 화재가 발생했죠. 용산구청은 우리 같은 사람은 사람 취급을 안 하는 것 아닙니까? 하루라도 빨리 용산구청은 임대주택 마련해주고 우리 모든 텐트촌 주민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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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이창복씨의 모습 <사진=홈리스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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