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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02 (13:46:28)
<2년만에 밝혀진 어느 노숙자의 억울한 죽음>

[연합뉴스 2004-12-02 09:29]






(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 단순 사망 사건으로 처리됐던 어느 50대 노숙자의 사망원인이 2년만에 타살로 밝혀졌다.
2002년 12월 18일 오후 10시께. 광주 동구 학동 서모(49)씨가 운영하는 모 노래방.

노숙자 김모(당시 54세)씨는 서씨의 노래방에 찾아와 `돈을 달라'며 소란을 피웠다.

김씨가 소란을 피운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신용불량으로 카드를 발급 받을 수 없게 된 서씨는 광주천 다리밑에서 노숙 생활을 하고 있던 김씨를 찾아가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주면 그 대가로 용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김씨는 자신 명의로 신용카드 4개를 발급받아 서씨에게 건넸다.

그런데 몇차례 용돈을 주던 서씨가 이후 약속을 지키지 않자 김씨는 이날 노래방을 찾아 갔다.

노래방안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서씨는 김씨와 멱살잡이를 벌였다.

서씨는 김씨를 노래방 입구 계단으로 끌고가 폭행한 뒤 계단 아래로 밀었고 머리를 계단 모서리에 부딪힌 김씨는 뇌출혈 등으로 숨졌다.

그러나 당시 목격자는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서씨는 자신의 범행 사실을 숨긴 채 "노래방 앞에 사람이 죽어있다"고 경찰에 태연히 신고까지 했다.

부검결과 뇌출혈 외에 특별한 타살 혐의점이 없었던 김씨는 단순 변사 처리됐다.

연고가 없던 김씨의 사망에 대해 어느 누구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건 발생 2년이 다된 지난 10월.

노숙자를 때려 사망한 사건을 경찰이 단순 변사사건으로 처리했다는 말이 다른 경찰의 귀에 들어갔다.

소문의 진원지는 다름아닌 사건이 발생한 그 노래방이었다.

지난해 4월 서씨의 동거녀 김모(33)씨가 서씨로부터 폭행을 당하자 "사람을 죽게 해 놓고 양심의 가책도 없느냐. 자수해 죄 값을 받아라"는 말을 했다.

그 뒤 이 말이 삽시간에 노래방 주변에서 입소문으로 퍼져 나간 것.

수사에 나선 경찰은 숨진 김씨가 자신 명의로 당시 4개의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사실을 확인했고 당시 참고인 진술을 했던 노래방 도우미 10여명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2개월간의 추적끝에 범행 진술을 확보하고 사건의 전말을 밝혀냈다.

경찰은 2일 서씨를 폭행 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당시 김씨의 사망원인에 대해 의심을 갖고 목격자 확보 등 좀더 치밀한 수사를 벌였다면 김씨의 불행한 죽음에 대한 의문이 훨씬 일찍 풀렸을 것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hyun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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