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행동에서 발표한 성명과 논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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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공공토지 매각과 기업의 이윤 놀음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안) 철회하라

서울시는 어제(2월 5일), 약 50만㎡에 이르는 용산정비창 부지를 개발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안)’을 발표하며 올해 상반기 구역지정을 목표로 한 사업 추진계획을 밝혔다. 이미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발표한 바 있는 2022년 7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기반으로, 토지 소유권을 가진 코레일과 SH공사가 개발계획(안)을 마련해 추진하는 것이다.

 

누누히 지적해 왔듯이, 서울시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안)의 본질은, 서울 도심의 공공토지를 기업 소유로 넘기는 공공토지의 민간 매각 방식이며, 기업 특혜와 부동산 투기 개발을 조장하는 계획이다.

 

그린, 그린, 그린… 녹색으로 위장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개방형 녹지·벽면녹화·공중녹지 등 수직·수평의 대규모 입체녹지를 확보하고 지역 단위 친환경인증체계인 ‘서울형 LEED’를 적용해, 2050년 탄소중립도시로 거듭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대규모 투기적 토건 개발을, 녹색으로 덧칠해 감추는 그린워싱일 뿐이다. 

용도지역 상향, 도시혁신구역 지정 등의 개발규제 완화로 용적률 1,700%까지 적용, 100층 내외의 마천루를 쌓아, 금융 및 ICT기업을 위한 최상급 오피스와 마이스(MICE), 호텔 등을 조성해 ‘대규모 융복합 및 고밀개발의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겠다는 ‘대규모 탄소배출 개발’을 계획하면서도, 그린, 그린, 그린을 내세우고 있다. ‘그린스퀘어’, ‘그린커브’, ‘그린코리더’의 친환경 꾸밈은, 이미 지난 22년 7월에 오시장이 말한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다국적 기업을 위한 도시’ 만들기의 위장에 불과하다. 각종 친환경 인증과 그린시설은 더 높고, 더 돈 버는 개발의 각종 규제 완화 수단으로 활용될 뿐이다.

 

오세훈 표 토건·난개발의 선봉장이 된 SH공사 김헌동 사장

 

특히, 서울시는 공공기관인 SH서울주택도시공사를 코레일과 함께 사업시행자로 선정해 공익성을 담보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위선에 불과하다. 코레일은 토지를, SH공사는 수조 원의 재원을 투자해 기반시설과 부지를 조성한 뒤, 민간사업자에 토지를 분양(매각)해 고밀개발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공익성 담보는 ‘개발이익이 공공에 적절히 배분되게끔 “유도”한다’는 게 고작이다. 공공의 돈으로 인프라를 미리 조성해줘 민간 개발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개발이익 환수에 대한 계획도 없는 ‘유도’로, 기업 특혜와 민간의 투기적 개발이익을 보장해 줄 뿐이다. 

 한편, ‘시민의 주거생활안정과 복지향상을 위해’ 설립(SH공사 조례)된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시민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사업은 외면하면서 오세훈 시장의 각종 난개발의 선봉장 노릇을 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 뿐 아니라 ‘한강 리버버스’사업, ‘트윈 휠(대관람차)’사업에도 SH공사가 나서고 있다. 이들 모두 오세훈 시장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인데, 한강과 한강 수변, 한강 배후지(용산, 상암 등)를 대규모로 개발하는 토건·난개발 사업이다. 시민의 주거안정과는 거리가 멀다. 

심지어 SH공사 김헌동 사장은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주택’을 빼고 ‘서울도시공사’로 변경하겠다는 입장을 작년 시의회 상임위에서 밝힌 바 있다. 공사 본연의 임무인 ‘주택’을 삭제하고, 한강 개발과 상업지구 개발에만 관심을 두겠다는 <SH서울 ‘투기’공사>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SH 김헌동 사장은 오세훈 서울시 난개발의 선봉장이라는 오명을 벗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길 바란다.

화려한 이미지의 ‘조감도 정치’는 실패를 반복할 뿐이다.

15년 전, 당시 오세훈 시장이 ‘한강 르네상스’와 연계해 추진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은 여섯 명이 사망한 용산참사를 불렀고, 부도 사태와 함께 SH공사 등에 손실만 남긴 실패로 끝났다. 당시 용산개발사업(드림허브PFV)이 부도처리 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사업주체인 코레일(토지대금 3조원과 지급보증 2조4,000억 원)과 출자사, 국민(국민연금도 1,250억)에게 돌아갔다.  지금도 그때와 똑같다. 부동산 금융 위기의 시대에, 실현 가능성 없이 화려한 이미지만 남발하는 ‘조감도 정치’만 반복하고 있다. 이번 계획(안)도 과거 실패의 반복일 뿐이다. 

서울시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안)은 철회되어야 한다. 서울 도심의 대규모 공공부지인 용산정비창을 민간 매각해 개발하는 것은, 친환경을 내세워 다국적 기업이 도심의 토지를 독점하고, 공공의 땅을 모두 사유화하는 것이다. 결국, 소유하지 못한 시민들은 그 땅에서 환영받지 못한 존재로 배제되고, 치솟은 땅값・집값으로 그 주변 도심에서도 밀려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오세훈 시장은 시민을 위한 공공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 서울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평등한 논의 구조를 마련하고, 기업의 이윤 놀음판으로 만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안)을 비롯한 한강 난개발 프로젝트를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다. 

2024년 2월 6일

용산정비창 공대위 / 너머서울 / 주거권네트워크 /민주노총 서울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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