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홈리스]는 미국, 유럽 등 세계의 홈리스 소식을 한국의 현실과 비교하여 시사점을 찾아보는 꼭지



‘거리홈리스 감소’,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거리홈리스가 감소하고 있는 유일한 유럽국가, 핀란드의 특별한 홈리스 정책



<이봉조 / 英 브리스톨 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홈리스행동 회원>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홈리스의 수, 특히 거리홈리스의 수를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홈리스의 수는 증가하고 있으며, 통계조사에 포함되지 않는 ‘숨겨진 홈리스’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더욱 많을 것이라 추정됩니다. 그런데 유럽에서 유일하게 거리홈리스가 줄어들고 있는 국가가 있습니다. 주거우선(하우징 퍼스트Housing First) 정책을 앞세운 핀란드가 그 주인공입니다.


▲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채택하고 있는 주거준비 모델과 핀란드의 주거우선 모델의 비교. <자료=gatewayhousingfirst.org / 주: 일부 내용은 한국 상황에 맞게 수정함>.


‘주거우선’이란 무엇인가
‘주거우선’의 개념은 간단합니다. 노숙의 원인이나 현재 노숙 상황과 관계없이 홈리스 당사자에게 독립된 주거를 제공해야 홈리스 상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독립된 주거에서 생활하는 홈리스 당사자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사회보장 및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받을 뿐 아니라, 당면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습니다.


주거우선 정책은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비로소 독립적인 주거에 닿을 수 있는 기존의 방식과는 크게 다릅니다. 기존 방식은 홈리스 당사자가 각 단계에 이를 때마다 일종의 시험을 거치도록 만듭니다. 물론 여기서 ‘시험’이라는 비유가 적확한 것은 아니지만, 독립주거를 얻는데 있어 ‘노동시장 재진입’, ‘신체 및 정신질환 문제 해결’과 같은 조건이 따라 붙는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즉, 매 단계마다 독립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비로소 독립주거(적정 주거)에 닿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반면, 주거우선은 독립주거가 주어져야만 다른 문제들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신체 및 정신질환, 소득(일자리), 채무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독립주거가 먼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주거우선 모델의 핵심 원리입니다.



핀란드의 주거우선 정책
앞서 말했듯, 핀란드는 유럽국가 가운데 거리홈리스가 감소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입니다. 핀란드는 지난 1985년부터 주거우선 정책을 도입해오고 있습니다. ‘와이파운데이션’이라는 운영기관에서만 무려 17,310호(2019년 상반기 기준)에 달하는 임대아파트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주거우선 정책의 도입은 장기간 거리노숙을 경험하며 정신건강 문제를 갖고 있거나 약물 및 알코올에 의존하는 홈리스의 수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거우선은 갑작스레 등장한 이른바 ‘생각의 전환’ 때문이 아닙니다. 기존 정책이 가진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나온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입니다. 주거우선 정책이 내세우는 5개의 주요 원칙을 보면, 이 정책이 홈리스와 지역사회의 요구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주거우선의 5가지 원칙

1. 아무 조건 없이 즉시 주거를 공급한다.
2. 당사자가 살 곳은 당사자가 선택한다. 사회복지사는 지역에 대한 조언만 제공한다.
3. 당사자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제공한다.
4. 개별화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5. 새로운 지역에서 살게 됐을 때, 소외*를 경험하지 않고 지역사회에 통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럽에서는 ‘소외’ 문제를 정신건강 이슈로  다루는 경향이 있음 



어느 외신 기사는 핀란드의 주거우선 정책의 성과를 한 마디로 요약한 바 있습니다. 이를 인용하는 것으로 결론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핀란드에서는 더 이상 거리홈리스가 없으며, 이제는 가족이나 친구의 거처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홈리스로 집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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