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따스한 채움터 급식소를 이용한 당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봅시다.
지난 5월 4일, 서울역 13번 출구 앞에 ‘따스한 채움터’라는 실내급식소가 생겼다. 실내급식소가 생기고 나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적어도 서울역을 이용하는 거리생활들이 다른 사람들이 오가는 길목에 서서, 혹은 땅바닥에 앉아서 벽을 보면서 급식을 먹지 않게 된 것이다. 한 끼 식사를 깨끗한 탁자와 의자에 사람들과 마주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무료급식을 하는 단체들도 각자 시간대별로 음식을 준비해 오고, 깔끔하게 배식을 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급식환경이 정말 좋아진 것 같은데, 과연 이곳을 이용하는 분들의 만족도도 높아졌을까?
직접 이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대부분 자주(거의 매일) 이용하시는 분들로 신문 등 대중매체를 통해 혹은 사람들의 소문을 듣고 이용하시게 되었다고 한다. 실내급식소가 생겨서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들을 수 있었다.
“아무리 대충 살아가는 인생이라지만 우리도 사람인데.. 깨끗한 환경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 되니까 좋지!”
“서서 먹지 않아도 되니까 예전보다는 낫죠”
그러나 시간이 들쭉날쭉 하고 잘 모르겠어서 정작 자유롭게 이용하기에는 불편하다는 내용도 있었다. 음식에 관해서는 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인데 ‘맛이나 질은 괜찮거나 혹은 짜고 자극적이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단체에서 봉사하러 나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많은 분들이 친절하게 맞이해준다고 생각하나 그 중에는 “자원봉사하는 분들은 친절하지만 상주하는 사람들은 위압감을 준다”, “봉사하는 분들이 이용하는 사람들의 위생상태가 불량하다는 듯이 보고 좀 멀리하는 것 같아 껄끄럽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실내급식소가 개소한 이후 주변 동료들이 예전보다 좋다고 하는 분들이 많았으나, 급식 시간이 부정확하고 불친절해서 싫다고 하는 경우도 드문드문 있었다.
마지막으로 ‘따스한 채움터’에서 바뀌었으면 하는 것들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급식을 하기 전에 예배를 보는데,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줬으면 좋겠다. 예배 안하고 밥을 주면 안 되겠나?”
“맛을 좀 싱겁게 해줘라”
“시간을 좀 고정적으로 정해놨으면 좋겠다”
급식소를 이용하는 분들의 이런 작은 소리들을 귀담아 듣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구축되어 좀 더 나은 실내급식소로써 변모하길 바란다.
(짧은 후기) 7월 28일 수요일, 너무 더워서 그늘에 가만히 앉아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를 정도였다. 시간은 2시 30분, 급식소 주변에는 5~6명의 사람들이 문을 열기만을 기다리며 급식소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다. 급식소 관계자들, 봉사하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실내급식소 안에는 종교관계자 분으로 확인되는 분이 미리 와서 앉아있는 모습이었다.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들어갔다. 1층은 사람들이 많아서 2층으로 올라갔다. 아무도 없이 텅텅 빈 실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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