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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2 타보셨나요?
   -장애인 이동권 무시하는 철도공사


○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에서는 한국철도공사에게 장애인 이동권을 확보해달라는 요구를 계속적으로 전달해왔다. 그러나 항상 예산문제를 얘기하면서 신규열차나 신규역사를 짓게 되면 장애인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마련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말 밖에는 들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한국철도공사는 올해 2월부터 운행되기 시작한 개조형 무궁화열차(작년 경의선 전철 개통으로 통근열차를 개조한 열차)에 장애인 좌석 등 장애인 편의시설을 마련하고, 3월부터 운행된  KTX-Ⅱ 같은 경우에는 외국에 수출을 목표로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고속열차로 장애인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갖추었다고 선전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실제로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이 가능한지 두 열차를 타 보았다. 그러나 몇 명의 휠체어 동지들이 신형 무궁화 열차나 KTX-Ⅱ에 있는 롤경사로를 보는 순간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롤경사로는 양 휠체어 바퀴가 올라갈 수 있게 사다리 형태의 구조물을 둘둘 말고 열차에 싣고 다니다가 그것을 펼쳐 열차에 얹히는 방식이었다. 게다가 경사로가 열차에 고정도 안 될뿐더러 KTX-Ⅱ 같은 경우 경사 각도가 20도를 훌쩍 넘기는 터라 전동휠체어는커녕 비장애인이 올라가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간신히 비장애인 6명의 도움을 받아 열차에 탈 수 있었다.

○ 동대구역 사고가 말해주는 것
이런 문제들을 사회적으로 알려내기 위해 전장연과 철도노조를 중심으로 세 가지 요구(역사 내 편의시설, 안전한 열차 탑승 설비, 안전 인력 확보)를 가지고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익산 등지에서 전국 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되었고 그러던 중 동대구역에서 휠체어장애인이 사고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동권 투쟁으로 지하철공사나 도시철도공사 등에서는 장애인이 열차를 이용할 수 없는 게 당연히 차별이라고이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유독 철도공사만은 장애인 이동권을 무시하고 있다. 5년 전 KTX열차가 나올 때에도 투쟁을 통해서 장애인 좌석이 생길 수 있었다.
이번에 문제가 더욱 심각했던 것은 철도공사가 신형 열차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의 투쟁으로 만들어 낸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까지 무시하고 오히려 장애인의 이동의 권리를 후퇴시켰고,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담당자들은 문제점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철도공사는 철도선진화를 얘기하면서 실제로는 무인화 정책을 진행시키면서 인원감축을 단행하고 있고 그 결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력이 줄어드는 등 철도의 공공성이나 철도의 안전성 보다는 이윤 추구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맞서 전국의 장애인들과 철도노동자들이 단결하여 KTX 정차역에 대해서는 올해까지 그리고 전 역사에는 연차계획을 세워서 유럽에서 사용하는 수동형 유압식 리프트 도입 약속을 받아냈다. 앞으로 더욱 더 철도노동자와 장애인들이 연대하여 철도의 시장화에 맞서 철도의 공공성을 지켜내야 하겠다.


최강민|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직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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