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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1941
2004.02.06 (21:08:42)
노숙인에겐 기초생활보장도 ‘그림의 떡’
- 강주현/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 현장진료팀장( www.homelesskr.org /02-777-5217)


노숙인을 굳이 한자로 바꾸자면 ‘露宿人’이고, 영어로는 ‘homeless’다. 집없이 이슬을 맞으며 자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노숙이라는 것은 주거문제와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안정적으로 머물 곳이 있다는 것은 노숙의 괴로운 순환고리를 끊을 수 있는 결정적인 조건이다.
대충 하룻밤을 보낼 만화방이나 오락실 등이 있긴 하지만, 노숙인들이 자력으로 제대로 잘 수 있는 곳은 한 평이 채 안되는 쪽방이 거의 유일하다. 쪽방은 하루 7000원 가량의 일일 숙소로 한사람이 누울만한 크기인데, 컴컴하고 좁아 주거환경으로서는 몹시 열악한 곳이다. 그러나 노숙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쪽방에서 하룻밤 잠자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추위와 통증으로 몸이 뻣뻣해도 일용노동을 나가고, 여기저기 쫓겨다니며 행상도 하고 그것마저 못할 형편이라면 교회의 구제비라도 받아야 한다. 교회를 찾아 하루종일 돌아다니면 3,000원을 벌 수 있다.

쪽방에서 한 두 달 만이라도 지속적으로 살 수 있다면 대단한 행운이다. 무엇보다도 주소가 생겨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수급권 신청을 하기 위해선 주민등록증과 두 달치의 쪽방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숙인들은 주거가 없기 때문에 주민등록이 말소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수급자가 되기 위해 드는 두 달치 쪽방비 50만원을 마련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장애진단을 받으려해도 별도의 진단비가 필요하다. ‘기초생활’을 보장받기 위해 필요한 최소비용을 마련할 상황이 못되기 때문에 노숙인들은 우리사회의 저소득층조차 될 수 없는 것이다.

50대의 송씨는 중풍에 다리장애로 오랫동안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해 온 분이다. 나이에 비해 10년은 더 들어 보이는 송씨는 무학에 가족도 없다. 나이나 신체적 장애 때문에 다른 쉼터나 노인복지시설에 입소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였다. 우리는 송씨를 돕기 위해 개인 후원자를 꾸려 쪽방에 입주시키고 관할 동사무소를 방문하여 주민등록 재발급신청을 하였다. 뇌병변 장애진단도 받았다. 마침내, 드디어 송씨는 ‘장애등록을 한 수급자’가 되었다. 이 과정을 글로 쓰자면 단 몇 줄에 불과하지만 사실 몇 달이나 걸린 일이며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외국에는 노숙인과 같이 빈곤한 사람들을 위한 일일숙박, 응급쉼터, 임대주택지원 등 다양한 주거정책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천편일률적인 쉼터와 쪽방과 거리가 있을 뿐이다. 노숙의 원인과 양상은 대단히 복잡하다. 그러나 이에 비해 너무나 단순한 우리의 노숙인 지원 시스템 속에서는 국가가 보장하는 제도권 안에 들어가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제도 나는 퇴근길에 서울역 지하도를 지나가던 행인이 웅크리고 있는 노숙인을 보며 한마디하는 것을 들었다.

“가끔 불쌍한 사람들도 있지만 저런 사람들은 대부분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야. 도와주면 안된다구.”

혼자서는 도저히 어찌 할 수 없는 구조 속에서 노숙인들이 그저 이 악물고 살아가며 스스로 주거를 해결하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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