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조회 수 : 98
2019.07.31 (12:18:28)

<영화 속 우리 ①>


 <영화 속 우리>를 열면서


<안화영 / 홈리스뉴스 편집위원>


우리는 영화를 참 좋아합니다. 서울 시내 곳곳에 대한극장, 국도극장, 스카라극장 같은 대형 극장들이 있던 그 시절…. 극장에는 참 많은 영화가 있었지요. 지금은 극장들이 문을 닫고 CGV, 메가박스 같은 대형영화관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여전히 영화는 우리의 중요한 취미이자 문화생활입니다. 우리는 영화를 왜 볼까요? 물론 사람마다 다양한 이유들이 있을 겁니다. 유명한 감독, 배우의 명품 연기, 화려한 시청각 효과처럼요. 아니면 줄거리가 마음에 들어서일 수도 있겠지요. 이 모든 것들은 영화를 마치 실제처럼 생생하게 만듭니다. 그 속에 빠져들어 보다 보면 어느새 두 시간이 지나 있곤 하죠.


물론 그렇다고 영화를 정말로 현실과 착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만약 그랬다면 <스파이더맨>처럼 손에서 거미줄을 날리는 사람이 진짜 존재하고, 시간여행이나 복제인간은 진즉에 우리 곁에 있었겠지요. 이렇듯 영화는 누군가 만들어낸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때로 그것이 화면 바깥의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을 보는 우리의 눈이 바뀐다는 의미입니다.


▲  MBC 드라마 ‘몬스터’ 속 한 장면. <사진 출처=오쎈뉴스 2016년 4월 14일자>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글귀가 적힌 돌이 있습니다. 책은 인간의 손으로 만든 종이뭉치일 뿐이지만,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기도 합니다. 책만 그런 것은 아닐 겁니다. 영화도 그렇지 않나요? 우리는 영화를 보며 바깥세상을 배웁니다. 비행기를 타고 가지 않더라도, 영화를 통해 먼 나라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런가 하면 영화가 꼭 멀리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만은 아닐 겁니다. 아무나 영화배우가 될 수는 없지만, 우리는 가끔씩 영화에 출현합니다. 어떻게 그렇냐구요? 영화에는 다양한 인물들, 정치인, 운동선수, 어린이, 어른, 할머니와 할아버지 등 여러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중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고 놀라워하기도 하죠.


그렇다면 이제 ‘영화 속 우리’의 이야기를 해봅시다. 우리 홈리스들도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합니다. 여러분의 기억 속에서, 영화에 나오는 홈리스들은 어떤 모습이던가요? 안타깝게도, 거기에는 우리 사회가 홈리스를 바라보는 편견 어린 시선이 그대로 담긴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홈리스들은 한없이 가난하고, 한없이 불쌍한 사람으로 묘사됩니다. 위에 있는 사진에 나오는 배우는 개밥을 먹는 장면에서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실제로 개밥그릇을 가져와서 연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에 나오는 홈리스는 이름도, 대사도 나오지 않는 단역 엑스트라인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인물로 취급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애초에 왜 홈리스를 등장시킨 걸까요?


▲   <사진 출처=방송화면 캡처>

반대로, 홈리스가 굉장히 중요하게 등장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자였던 주인공이 한 순간의 실수로 거리에 나앉게 되는데, 홈리스로서의 삶은 우리의 주인공이 큰 깨달음을 얻는 계기가 됩니다. 마치 거리의 삶이 돈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낭만적인 삶인 것처럼 묘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런 영화들을 보는 관객들은 홈리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요?


그렇게 드라마나 영화에 홈리스가 나오면, 관객들은 그렇게 홈리스를 접하게 됩니다. 또 그것이 ‘진짜’라고 생각하게 될 테고요. 그리고 다음번에 다른 곳에서 홈리스를 보게 되면,  자기가 전에 본 홈리스의 모습과  비교해 보겠지요. 위의 사진은 한 예능에서 배우 손현주의 거지 분장을 ‘정말로 거지같다’고 평하는 장면입니다. 그때 비교대상은 지금까지 영화, 드라마들 속 홈리스의 모습이겠지요. 그래서 영화 속 우리들의 모습이 어떤지가 중요합니다. 영화는 화면 속 불빛에 불과하지만, 홈리스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을 만들어 가니까요.


앞으로 <영화 속 우리>는 홈리스를 다룬 영화를 소개하고, 그 안에서 홈리스들이 어떻게 묘사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아래에 있는 영화들을 다룰 예정입니다. 그럼 다음 호에서 만나요!


<로드무비(김인식 감독, 2002)>

“그들은 왜, 어떻게 홈리스가 되었을까”
서울역을 배경으로 IMF와 홈리스를 보여주는 영화


<부산행(연상호 감독, 2016)>,
<괴물(봉준호 감독, 2006)>

“한국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한강변에 사람을 잡아먹는
거대한 괴물이 나타난다면?”

재난영화 속에서 홈리스가 맡은 역할을 볼 수 있는 영화


<서울역(연상호 감독, 2016)>
“서울역에 좀비 바이러스는 어떻게 퍼졌을까”
한국사회가 홈리스를 향해 가진 편견을 보여주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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