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요세바통신>


“산야에서 인사드립니다”  2년 만에 연재 재개하는 <요세바통신>


<디디 / 산야 쟁의단 활동가, 연구자>


안녕하세요, 홈리스뉴스의 독자 여러분! 한동안 소식이 끊겼던 <요세바통신>의 바통을 이어받아 연재하게 된 디디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 산야노동자회관 외관 <사진 출처=필자>


일용직 노동자의 공간, ‘요세바’
긴 시간 홈리스뉴스를 애독해온 독자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요세바는 일본의 대도시에 있는 일용직 노동자들과 홈리스들의 마을입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전후 경제발전과 함께 도시가 성장하는 동안 도쿄, 오사카, 요코하마, 나고야 등 큰 도시에는 일용직 건설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모이는 인력시장(요세바)이 생겨났고요. 대부분의 일용직 노동자들이 집이나 가족 없이 요세바와 요세바를 떠돌며 일을 했기에, 요세바에는 ‘도야'라고 불리는 싸구려 숙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침에 인력시장에 나가서 일을 구하고 저녁에 일당을 받는다, 저녁에는 그날 번 일당으로 밥을 먹고 (술도 한잔 하고) 도야에서 잠을 잔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런 식이었던 거죠.


요세바 운동의 변화, ‘노동자에서 홈리스로’
역사적으로 요세바는 엄청난 투쟁의 공간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일용직 노동자들은 일의 처우라든지 위계의 문제, 일자리를 얻는 과정에 야쿠자가 개입해서 발생하는 착취, 그런 착취의 구조를 보고도 못 본척하는, 아니 어떤 면에서는 구조적으로 영합해있는 경찰 등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불만들은 여러 가지 계기로 터져 나와서 커다란 규모의 시위로 번지곤 했대요. 요세바는 말 그대로 도시를 (물질적으로) 건설하는 사람들의 공간이었으면서, 동시에 자본주의적 도시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의 공간이었고, 투쟁의 공간이기도 했던 거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운동단체가 요세바에 들어와 노동자들의 운동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90년대 버블경제의 종언과 함께 일자리는 급격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요세바의 사정은 급격히 변하게 됩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은 곧 하루의 끼니가 곤란해진다는 것, 잠을 잘 공간이 없어진다는 걸 의미했으니까요. 대단히 많은 숫자의 일용직 노동자들이 이 시기에 노숙자가 되고, 그동안은 문제가 되지 않았던 ‘밥'과 ‘잠', 즉 생존이 구체적인 문제가 됩니다. 많은 종교단체와 자선단체, 운동단체들이 ‘다키다시(밥내주기)'라고 부르는 무료배식을 시작했고, 살 곳이 없어진 노동자/노숙자들은 여기저기 블루텐트를 짓기 시작했죠(일본의 동료들은 주로 ‘고야'라고 불러요).


도쿄나 오사카 등 대도시의 큰 공원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던 텐트촌을 어쩔 줄 모르고 내버려둔 채 방관하던 일본정부가, 도심의 텐트촌들을 공격적으로 철거해나가는 한편 생활보호 등의 제도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시작한건 그로부터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라고 해요.


▲월동투쟁 관련 전단지 <사진 출처=필자>

요세바 통신
아, 저는 도쿄의 북동쪽에 있는 산야라는 요세바에서 일용직 노동이나 노숙을 하는 동료들과 함께 운동하는 ‘산야쟁의단'이라는 단체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데요. 원래 일용직 노동자 운동 단체였던 ‘산야쟁의단' 또한 노숙자 운동을 고민하기 시작하지 않을 수 없어졌다, 라고 이곳에서 오래 활동한 친구는 말하더군요. “무대가 크게 회전하듯이 사회적 조건이 바뀌었고, 함께 운동하던 동료들의 존재조건이 변하면서 운동도 그와 함께 변화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요.


저는 작년 겨울 우연히 산야의 월동투쟁에 참가했다가 다키다시(배식)가 아닌 “공동취사”를 하고 있는 산야의 현장에 홀딱 반해서 월동투쟁이 끝나는 날까지 매일매일 산야에 놀러왔구요. 그대로 눌러앉아 비자가 끝나는 5월까지 산야에서 지내며 위원회의 멤버들과 함께 이런저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한국의 홈리스 운동에도 관심이 생겨서 홈리스행동도 찾아가고, 어쩌다보니 이렇게 기사도 쓰게 되었는데요. 앞으로 격월로 연재될 요세바 통신에서 저는 제가 산야라는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 배우고 느낀 것들을 주로 전하고자 합니다. 다음 번 기사에서는 저를 매혹시킨 산야의 ‘공동취사'를 소개하도록 할게요. 요세바 통신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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