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기고]


2019년 반(反)빈곤 연대활동, 홈리스 간담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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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지난 6월 26일, 고려대학교에서 <홈리스의 오늘과 내일을 위한 시간: 2019 반빈곤연대활동 홈리스행동과의 간담회>가 열렸다. 2019년 반(反)빈곤연대활동*의 한 꼭지로 열린 이번 간담회는 약 50여명의 대학생들과 4명의 홈리스 당사자, 2명의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가 함께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참석자 중 두 사람이 홈리스뉴스 편집부에 기고문을 보내왔다. 홈리스 당사자인 짱가, 대학생 이수민씨의 홈리스 이슈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반(反)빈곤연대활동이란?
매년 여름 대학생들이 철거민·노점상·홈리스 등 도시빈민의 삶을 마주하고 빈곤의 양상과 원인을 학습하는 연대활동이다.



대학생의 이야기, “공감을 통해 연대로 나아가길”


<이수민/ 성균관대학교 노동문제연구회>

▲  2019 반(反)빈곤연대활동에 참여한 이수민 씨와 동료들 <사진 출처=기고자 이수민>


지하철역과 공원 근처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 이제는 흔히 볼 수 있는 고시원, 큰길을 벗어나 골목에서 볼 수 있는 쪽방들. 이러한 모습들은 서울을 돌아다닌다면 우리 일상에서 언제든지 접할 수 있는 풍경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흔히 우리의 일상에서 배제당하고, 지자체에서는 없애버려야 할 존재로 규정된다. 일부는 인간이라서 누려야 한다고 헌법이 규정한 권리를 누리는 것도, 같은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것도 싫어한다.


홈리스행동을 통해 접하게 된 홈리스 간담회는 이러한 우리 사회의 시각을 바꾸기 위한 노력의 하나였고, 기존 나의 태도에 대해서도 반성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같은 사회에 살아가지만 내가 그들이 되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알지 못하고 느껴보지 못한 것들을 얻게 되었다는 점에서 나에게 큰 변화를 안겨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간담회 동안 만나게 된 홈리스 분들은 개인의  비난받을 만한 행동으로 홈리스가 된 것이 아니었다. 이를 통해 빈곤이라는 것이 단순 개인의 영역이 아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은 대부분 개인에게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시선과 구조는 결국 우리 사회의 공감과 소통의 부족으로부터 오게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눈에 이들이 보이지만, 보려하지 않고 나와 사회로부터 이들을 분리하기 때문에 이들을 도우려 하지 않고 책임과 문제해결 또한 개인에게 돌려버리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위에서 말했듯 빈곤이라는 문제는, 그 사회 구조와 밀접한 영향을 받는다. 경제위기, 전쟁 같은 사건이 생길 때마다 상당수의 국민들이 계층하락과 빈곤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빈곤을 비롯한 우리 사회 안전망에 대한 논의는 단순히 우리의 감성을 호소하는 것을 넘어 사회구성원들의 전반적인 복지와 그 사회가 위기에도 침체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타격을 받은 후에도 아무도 이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는다면, 게을러서가 아니라 그 위기에서 벗어날 생각조차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이번 홈리스 간담회는 나에게 그들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더 공감할 수 있고 우리 사회와 그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태도를 달리 생각해보는 되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홈리스 행동이 더욱 활발한 활동을 진행해, 이 사회 대다수의 홈리스를 향한 시각이 연민이 아닌, 공감을 통한 연대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당사자의 이야기, “홈리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중단되길”


<짱가/ 홈리스 당사자, 홈리스인권지킴이 활동가>

▲  홈리스 당사자이자 인권지킴이 활동가이기도 한 기고자‘짱가'<사진 출처=홈리스뉴스 편집부>


반빈곤연대활동에 참여한 학생들과의 간담회는 나를 포함해 모두 4명의 당사자가 참여했다. 학생분들은 50명 정도였는데, 우리가 질문에 답을 할 때마다 다들 집중해서 경청하고 필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간담회의 주요 내용들

간담회는 홈리스 당사자 4명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거리에서 살아가는 홈리스 분들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쪽방이나 고시원 등에서 사는 홈리스 분들에 대해서도 (홈리스행동의) 상임활동가인 달자님이 사진과 영상을 통해 설명했다. 학생들과 홈리스가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정말 어떤 것이 필요한지 의견을 나누고, 구체적인 대안이나 활동방향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는 그런 자리가 된 것 같다.


홈리스 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 어려웠던 점, 식사와 잠자리 같은 생활패턴 등 학생들이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들을 했을 때, 학생들의 반응은 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있고, 조금이나마 이런 상황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단면만 보고 홈리스 분들에 대한 편견을 갖지 말고, 홈리스 분들도 나름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계시다는 점을 좀 알아주었으면 한다.


나와 함께 간담회에 참석했던 두 명의 여성 홈리스(로즈마리, 에버그린) 분들은, 여성이기에 당해야 했던 편견이나 차별의 문제, 여성 홈리스가 주로 택하는 잠자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나를 포함한 나머지 두 명의 남성 홈리스(박용수씨, 짱가)는 몸이 아플 때는 주로 어떻게 하는지, 식사는 어떻게 하는지, 돈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하는지(교회구제금, 파지 줍기), 잠자리는 주로 어디서 하는지(지하철) 그런 이야기들을 학생들과 나눴다.


왜 홈리스 분들이 길거리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지, 서울시에서 내놓은 정책들이 과연 홈리스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동안 홈리스 분들이 도움을 청했을 때, 시나 구청은 최소한도의 지원만 하고 나머지는 홈리스가 스스로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의 입장만 내비쳤다.


이후 학생들 가운데 5명 정도가 현재의 홈리스 정책의 문제와 구체적인 대안, 방침에 관한 질문을 했다. 당사자와 함께 간담회에 자리했던 상임활동가들이 이에 대한 대답을 하기도 했고, 함께 홈리스 운동의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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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 참여한 이유

내가 이번 간담회에 참여한 이유는, 일반 사람들이 보는 홈리스에 대한 생각과 편견, 그리고 홈리스가 왜 홈리스로 생활할 수밖에 없는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대학생들이 나중에 졸업한 뒤 빈곤과 관련한 활동이나 일을 하게 된다면, 단 한 번이라도 홈리스 당사자의 아픈 마음을 이해해 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홈리스도 이 나라의 국민이고, 한 명의 사람인데 정부에서 점점 더 짐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더 이상 홈리스를 밖으로 내몰지 말았으면 한다. 홈리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중단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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