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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집는 카메라]는 홈리스상태로 인해 겪게 되는 문제들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사진과 글을 담은 꼭지


‘우리 모두의 공원’이 되는 법


<안형진 / 홈리스뉴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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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엔가 경찰과 언론이 도시공원을 “선량한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며 법석을 떨어대던 일이 있었다. 그런 탓인지는 몰라도, 오늘날 시내 공원에서 저 같은 내용의 푯말과 마주하는 것이 아주 드문 일은 아니게 됐다. 여하간 협조문인지 경고문인지 모를 저 푯말은 “우리 모두의 공원”을 위해 마땅히 삼가야 할 이런저런 행위들을 수다스럽게 열거한다. 노숙과 악취와 취사와 소음유발 따위가 그것이다.


물론 잠시간의 휴식을 위해 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겐 이런 행위를 삼가는 것은 아무래도 좋을 일이다. 말하자면 그들은 ‘세상의 이치’대로, 그저 자신들이 지금껏 해왔던 대로 행동하기만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공원을 그저 공원으로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은 사정이 다르다. 마땅한 잠자리가 없어 공원에서 잠을 청해야 하고, 씻을 곳이 없어 자신의 악취를 스스로 감내하며 살아야 하는 이들이 푯말에서 말하는 “혐오감을 주는 행위”를 삼가기란 (삶이 중단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어선 안 된다는, 쉽게 반박하기 힘든 ‘세상의 이치’와 가까워지면 질수록 이들의 삶은 위태로워질 뿐이다.


그러므로 이런 사정을 등진 채, 서로 다른 조건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우리 모두”라 한통치며 너스레를 떨어선 안 될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의 공원이란 전연 실현 불가능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다만 이를 위해선 물질적 삶의 차이를 자연화하는 세상의 이치부터 먼저 손봐야 한다. 오늘날 ‘세상의 이치’라 말할 때의 세상이란 우리 모두를 위한 세상이 아닌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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