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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조회 수 : 48
2019.09.22 (20:46:31)

[요세바통신]은 일본의 홈리스 소식을 전하는 꼭지


산야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上


<무카이 코이치로 / 산야쟁의단 활동위원회>


지난 20년간 산야에서 일어난 일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요세바(노동시장)의 완만한 해체라고 할 수 있으리라. 90년대의 버블 붕괴를 계기로 요세바에서의 일자리가 격감, 도야 (노동자들이 머무는 싸구려 숙소)에서 자고 일을 나가던 일용직 노동자들의 생활방식이 단번에 무너지고 엄청난 숫자의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흘러나왔다. 그 후 20년간 산야의 풍경은 크게 바뀌었다. 거리에는 새 아파트들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도야는 여전히 이 거리의 일부이지만, 많은 숫자는 외국의 여행자를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외양을 바꾸었다. 그리고 지금 도야 주민의 대부분은 생활보호를 수급하는 사람들이다. 낮의 산야는 “보통의 마을”처럼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거리 여기저기에 여전히 존재하는, 저 불온한 자들은 누구인가. 야쿠자는 아니다. “시민”이라고 불리는 사람들과는 인연이 없어 보인다. 밤이 되면 길가에, 상점가의 도로에 당연한 듯 몸을 눕히고 잠을 청하는 이 많은 사람들.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산야의 거리가 바뀌었다는 건 단지 그 외양일 뿐, 그 근저에는 수십 년을 이어 면면히 흐르는 무언가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흐름은 요세바와 노숙을 확실히 접합하고 있지만, 그것은 도대체 어디를 향해 흘러갈 것인가. 


홈리스와 일용직 노동자의 ‘연결고리’

▲  스미다 강변을 따라 들어선 오두막의 모습 <사진 출처=일본 야후 블로그>

1990년대 해체된 요세바의 노동자들을 모체로, 하나의 사회 집단이 형성되었다. 일을 빼앗기고 요세바에서 쫓겨나고 정부의 정책으로부터 배제된 사람들이, 길에, 공공장소에, 멋대로 오두막을 짓고 살기 시작했던 것이다. 산야에서 가까운 스미다 강을 따라서는 천여개의 오두막이, 우에노 공원에는 수백개의 오두막이 늘어섰다. 도내 주요 공원의 풍경을 블루시트의 파란색으로 물들여버린 이 사람들은 하나의 계층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일용직 노동자와 홈리스가 행정의 시책으로부터 거의 완전히 배제된 것을 생각할 때, 이들 하층민의 움직임이 완전히 자연발생적인 오두막 건설의 형태를 취한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보기에 따라서는 조직되지 않은 노동자들의 결점이고 한계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거나 권리를 요구하는 대신 직접행동으로 거주를 획득해 나갔다는 것이야말로 홈리스와 일용직 노동자를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가 아닐까. 홈리스라는 사회적 집단이 형성되어가는 역사 속에 제도에 속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일용직 노동자의 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말이다.




홈리스 오두막에 대한 행정대책의 본질

2003년 무렵부터 홈리스 오두막에 대한 행정의 정책은 크게 바뀐다. 1990년대 초반, 갑자기 등장한 하층민의 공공장소 점거, 수천 개의 오두막에 대해 정부는 속수무책이었다. 철거하지는 않지만 대책도 마련하지 않는다는 식의 태도가 약 10년간 이어졌다. 이 기간 정부는 (신주쿠 서쪽출구에서 벌어진 큰 투쟁으로 이어진 몇 가지 큰 철거를 제외하고는) 일관성 없이 산발적인 철거를 해왔을 뿐이었다. 그러나 노숙자특별조치법을 제정하고, 실효는 거의 없는 자립지원센터를 개설하여 운영하는 단계를 거쳐 도쿄도는 "대책을 마련하되 이와 동시에 노숙자를 배제한다”라는 방침을 세운다. 이것이 구체화된 것이 도쿄도에서 진행된 “2년 제한 임대료 3000엔 아파트 사업”이었다. 그 무렵 홈리스가 생활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노인이거나 몸이 망가진 경우뿐이었고, 그것도 시설에의 수용을 강제 당했다. 실업대책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실시된 “2년 제한 임대료 3000엔 아파트 사업”은 구체적인 대책으로서 극적인 효과를 낳았다. 도내 주요 공원의 오두막은 차례차례 철거되었고,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오두막이 남았다. 이 대책의 본질은 노숙 오두막의 배제였음을 강조하고 싶다. 시책의 대상이 된 것은 오두막을 가진 노숙인에 한정되어 있었으며, 오히려 가장 힘든 생활을 이어온 오두막조차 없는 노동자들은 이 시책에서 제외되어 있었던 것이다. 또한 공원에서 오두막을 철거한 후엔 "새로운 오두막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비원을 순찰 시킨다는 것이 정책의 적용을 받는 조건이었다.


“2년 제한 임대료 3000엔 아파트 사업”은 2007년에 중단된다. 그러나 그 이후 현재까지 “새로운 오두막의 유입을 방지”하는 정책 아래서 노숙인의 싸움은 계속되어왔다. “새로운 오두막의 유입을 방지”하는 정책과 정면으로 부딪친 것은 가장 엄혹한 배제의 상황 속에서 11개의 오두막을 새로 만든 사쿠라바시(*다리이름) 투쟁, 하천부지에 계획된 거리홈리스를 퇴거시키기 위해 하천부지에 계획된 공사에 대항해 공사의 주체였던 국토교통성과 대치한 아라카와 하천부지, 코토구청에 의한 2차례의 행정대집행(강제철거)의 움직임을 정면으로 분쇄한 타테카와 하천부지 공원에서의 싸움, 생활보호에서 시설을 거부하기 위해 수십 명이 관공서에 몰려가 진행한 노숙투쟁을 통해 도야에서의 생활보호 수급을 실현한 생활보호 단체 신청 싸움들이 그것이다.


알루미늄캔 폐지조합 활동의 전개

그러한 투쟁의 경위 속에서 현재 “알루미늄캔폐지조합”의 활동이 만들어졌다. 몇년간, 주변의 지역에 알루미늄캔과 폐지를 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례가 속속 제정되고, 이는 노숙인을 쫓아내거나 습격하는 사건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동료들과 함께 조합을 만들어 이런 상황대 대처하고 반격하려 노력하고 있다.  (다음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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