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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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 관련 언론보도 내용입니다.
조회 수 : 882
2003.12.03 (05:05:56)
새벽 1시경 전화가 왔었습니다.
하루 전날 제게,
자신이 직접 쓴 철자가 잘맞지 않은 자필 계약서를 들고와 한글문서로 작성해 프린트 해줄 것을 부탁하던
최00씨였습니다.

작년부터 알고 지내게 된 최00씨는 올 1월까지만해도 약 10년간 노숙과 쪽방생활을 반복하다가
올 2월부터 기초법 수급자가 되어 지금은 서울역 벽산빌딩 뒷편에서 쪽방을 얻어 생활하고 있는 분입니다.
최00씨의 수급권 신청을 위해 한동안 같이 다니며,
주민등록증도 다시 복원하고, 진단서 발부를 위해 여러차례 병원도 같이 다니고 하면서
지금은 종종 제가 최00씨로부터 짜장면을 얻어 먹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새벽 3시경에 철거하러 나가야 하기 때문에 잠을 잘수가 없다면서,
자신이 부탁한 문서를 1장 더 프린트해달라며 부탁해 왔습니다.
간질이 심해 정상적인 노동이 힘든 최00씨는
서울역에서 남들이 공중전화기에 꽂아 놓고 깜빡 잊고 가는 전화카드를 다시 되팔거나
종종 있는 철거일로 버는 수입으로 노숙과 쪽방생활을 반복해오다
그나마 수급권자로 선정되어 월 15만원하는 쪽방을 얻어 노숙생활을 벗어나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최00씨를 보면서 제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 볼때도 있고,
지금보다도 더 열심히 활동해야 겠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날 저녁 다리를 심하게 절며 서울역 농성장에 나타난 최00씨는
제대로 서 있지를 못하고 몸을 심하게 떨었습니다.
무릎을 다쳐 몇바늘 꿰매었는데 치료비도 못받고, 일당도 못받았다며
치료비로 126,000원이 찍힌 영수증을 제게 보여줬습니다.

잠들면 일어나지 못한다고 잠 한숨 자지 못하고
3시 30분경 서울역으로 나간 최00씨는 용역업체가 대절한 버스를 타고 내린 곳이 청계천 철거현장이랍니다.
인천간다고 일찍 나오라고 한게 아니라, 새벽부터 시작할 청계천 노점철거에 투입하려고
그렇게 서둘렀답니다.
최00씨의 말로는 노숙인들이 약 600명 정도가 동원되었다는데
철거가 끝나고도 일당도 주지 않고, 자신의 치료비조차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매달 20일이 수급권자에게 생계급여가 통장으로 지급되는 날인데,
다리도 다쳐 잘 걷지를 못하고,
월말에 내는 방값 15만원을 제하고 나면 땡전 한푼없이 한달을 어떻게 보내느냐며
억울해 죽을라고 그럽니다.

그런 최00씨 앞에 왜 그런데를 가냐고 제가 짜증을 부렸습니다.
제 입에서 쌍욕이 막 나왔습니다.
최00씨가 한사코 저를 뿌리치며 가끔 사주는 서울역 인근의 짜장면집 곱배기 값이 2000원입니다.
그 돈을 주머니에서 꺼낼때보면 얼마나 소중히 꺼내는지 모릅니다.
남들의 단 돈 2000원을 꺼내면서 다시 펴고..또 다시 펴고 하는 그런 최00씨가
일당 5만원, 목돈을 벌려고 잠 한숨 자지 않고 밤을 지새우고 영문도 모르고 나간 청계천 철거현장에서
용역깡패와 공무원들의 방패막이로
앞으로 나가라며 제촉하는 그들의 앞에서 날아 오르고 치솟는 불길에 겁먹고 떨었을 생각을 하니
그 분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최00씨를 보면서 마음 같아선 서울시와 LG건설, 포스코 등
뻔히 용역업체들이 아무런 보상도 걱정할 필요없고 그저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는
저렴한 노숙인들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는
저들의 추악한 두얼굴에 무슨 짓이라도 저지르고 싶은 심정입니다.

노숙인 보호사업을 한답시고
매년 노숙인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서울시의 노숙인 보호사업이 제자리를 잡고 안정화되었기 때문이라며
떠들던 서울시가,
2001년까지 줄어든 약 1500~2000여명의 노숙인의 수는
평균 사망연령이 48.3세로 매년 250~350여명이 행려자로 처리되어 사망한 '사망노숙자'에 의한
자연 감소분 때문이라는 것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노숙인 보호사업이 안정화되었다고 생색은 다 내는 서울시는
또 한편으로 노숙인을 철거에 동원하는 용역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없는 사람들끼리
싸움을 붙이는 추악한 짓거리를 하고 있으면서도
아마도 담당업무를 맡은 부서가 달라 모른다고 하겠지요?

작년 철거때 머리를 심하게 다쳐
붕대를 칭칭매고 지하도 한 귀퉁이에서 머리를 감씨쥐고 두통이 심하다며 힘없이 있던
그 아저씨 한분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벌써 세번째 노숙인 추모제를 준비하면서
행려자로 처리되어 사망하는 노숙인들이,
우리시대 마지막 무의탁 빈민인 노숙인들이,
이 추악한 자본주의의 폐해를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노숙인'이라는 말을 듣지 않았으면 하는데
오늘도 철거로 짓밟혀진 청계천 사진 위에 저런 일을 하는 '노숙자'라는 낙인이
또 찍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조선족과의 위장결혼에도,
신분을 도용 당해 이루어지는 각종 금융사기에도,
염전과 김양식장으로 팔려가는 인신매매에도,
노숙인을 악용하고 그 굴레를 덧씌우는 천박하고 추악한 범죄집단들을 무엇으로 심판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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