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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06 (16:03:22)
1. 지난 9월부터 표면화 되기 시작해, 10월 들어 당사자 두분의 시위가 있었고, 언론보도와 서울시 입장을 묻는 질의, 실무자 전화설문, 관련 단위 간담회 진행 등, 물론 각기 다른 입장에서 진행되고 있어 다소 혼란한 측면은 있지만, 넓게 보면 인트라넷에 대한 문제가 조금씩 공론화의 과정을 밟아 가는 것 같습니다. 더디 가더라도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 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우리단체의 경우 이름과 주민번호로 세트화된 개인정보데이타베이스시스템의 정보인권 침해 문제에 대해 정리된 시각을 가지기 위해 진보넷(진보네트워크)과 민중복지연대 등의 단체와 지난 10월 13일부터 정기적인 미팅을 진행중(현재 4회 진행)에 있으며, 또 한편으로는 서울시의 명확한 입장을 전달받기 위해 질의서를 발송(서울시 질의서 첨부)해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 어찌보면 이러한 공론화의 과정에 대해, 취약한 노숙인보호체계가 안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도 많은데 왜 인트라넷인가? 라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전자정부-교육정보화라는 이름으로 교육부가 앞장서(?) 맹렬히 추진중인 NEIS(전국단위교육정보화시스템) 논쟁으로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인터넷을 통한 개인정보데이타베이스 구축의 문제가 노숙인 복지 영역에서 회의적으로 반문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번에 개정을 추진중인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 법률중개정법률안]을 꼼꼼히 살펴보면, 개인정보의 통합 관리에 있어 개인정보데이타베이스를 연계·활용할 것을 전제(안 제4조의2 제2항)로 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이 법률안의 현실적 의미는 다른 공공기관에서 구축된 동일한 종류의 개인정보데이타베이스가 있다면, 공공기관마다 중복된 데이타베이스 구축을 피하고, 기존에 구축된 한 종류의 데이타베이스를 이용토록 한다는 의미인데, 만약 보존연한이나 파기에 대한 명시가 전혀 없이 관행처럼 수집되어 왔던 현재의 인트라넷과 같은「노숙인 정보 종합관리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희망의집을 단 한번이라도 이용한 사람은, 노숙인으로 DB화된 Data가 다른 공공기관을 통해 연계·활용되는 것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면-'노숙인'이라는 존재에 대해 사회적 시각이 남다른 현실에서-마치 전과기록과도 같은 의미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더구나 우리사회는 국가신분증 제도인 주민등록증의 주민등록번호로 인해, 이미 수많은 민-관의 개인정보데이타베이스가 마구잡이로 통합·연동되거나 유출되는 현실이기 때문에, 현재의 인트라넷과 같은「노숙인 정보 종합관리시스템」의 유지는 보안 장치와는 무관하게 필연적으로 유출의 위험을 안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위험천만한 일인 것입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름과 주민번호로 세트화된 개인신상정보는 한번 유출되면 다시 복원이 불가능한, 해결할 수 없는, 평생을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라는 일반론적인 시각에서 심각히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3. 분명 지금까지 별다른 문제의식과 원칙도 없이 관행적으로 수집-이용(활용)-보관(관리)되어 왔던 인트라넷이라는 이름의 데이타베이스시스템에 대해 공론화의 과정을 밟아 가야 하며, 무엇보다 노숙인 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의 인트라넷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지난주에 지원센터 회의실에서 간담회가 있었고, 그 자리에서 희망의집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지원센터가 실시한 인트라넷에 대한 전화설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DB화가 무엇인지,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객관적 자료가 사전에 배포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된 전화 설문의 결과는, 상당수 실무자분들이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에서 업무적 필요성과 효율성만을 기준으로 설문항목에 답할 수 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그 설문 결과에는 "서비스 제공을 위한 도구로 실무자간에만 공유됨으로 인권침해라 할 수 없다."라든가, "사례관리를 위해 현재 수준으로도 부족하다.", "서비스 이용기록이므로 삭제하면 안된다"라는 등의 의견이 상당수 있었었습니다. 만약 이런 결과대로라면 현재의 인트라넷과 같은 시스템이 없으면 노숙인 지원업무에 심대한 지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4. 참고로 저는, 지금은 폐쇄되었지만 2001년도에는 잠시 동안이였지만 희망의집 실무자였었고, 2년째 거리아웃리치를 나가고 있으며, 노실사 사랑방에서 일하면서 나름대로 다양한 분들을 만나 왔습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 종이로된 '약식 상담기록지'와 '상담용 수첩'을 통해 만나는 분들에 대한 나름의 정보를 수집-기록하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당사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 저소득주민기초생활보장의뢰서]라든가, [의료기록지]등의 문서 양식을 별도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은 수기형태로 이루어 지고 있는데, 아무리 예전의 희망의집 실무자 시절을 떠올리고, 현재 하고 있는 거리 아웃리치활동과 저의 사례관리(?) 방식을 생각하며 실무자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해도, 왜 인트라넷을 통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로 세트화된 수많은 개인신상정보 항목(개인의 병역/장애여부/결혼여부/집떠난 사유/집떠난 시기/최초 노숙/음주/흡연/노숙력/가족관계/귀가 계획/직업/고용형태/평균임금...등등)을 모두 입력해 DB화 시켜야 하는 것인지, 또한 실무자가 1:1로 상담한 비밀스런 개인상담기록까지 인터넷을 통해 연동되는 인트라넷을 통해 죄다 집적을 시켜야 하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이러한 <개인신상정보>와 <개인상담기록>의 내용은 개별 희망의집 단위에서 사용하는 기초 상담기록지와 실무자 개인의 상담수첩에 담아 놓고 사례관리를 하는 자료로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지, 한번 집적되면 파기 시키지 않는 한, 영원히 DB화(이미 지금까지 희망의집을 이용한 분들의 2만건이 넘는 Data가 DB화 되어 있음)되는 인트라넷 시스템을 통해 집적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희망의집 입/퇴소가 자유롭고, 수시로 입/퇴소와 재입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알코올 혹은 정신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분의 사례관리를 위해, 그 외 전염의 우려가 있는 분에 대한 사전인지의 필요성 등, 소위 의료적인 부분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분들에 대해 상담을 하려면 인트라넷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최초 또는 2단계 상담이 이루어 지는 단계인 서울역 상담소-영등포역 상담소-자유의집-드랍인센터-거리 아웃리치 등의 상담체계를 통해 기록되는 정보와 희망의집 입소시 의무사항인 보건소 진료를 통해, 또한 본인이 밝힌 이전 희망의집(혹은 다른 서비스 경험)에서의 서비스 이용기록을 통해 걸러내면 대부분이 파악 되는 정보들이며, 이미 여러 쉼터에 남아 있는 상담기록이 있기 때문에, 다소 불편함은 따르겠지만, 수기형태로 관리(보관)하여도 충분히 지원업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사회적 약자일수록 프라이버시 권리를 더 지켜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5. 잠시 이해를 돕기 위해 다른 사례를 들어 보면, 미국의 경우 각 주마다 조금씩 틀리겠지만, 정보 수집에 있어서 목적과 수집 범위, 보관과 이용에 대해 그에 합당한 법제도적 장치들이 갖추어져 있는 사례들이 있는데, 학생에 대한 징계기록의 경우 학교 졸업과 동시에 파기하게끔 하는데, 이는 징계기록은 그야말로 교육을 목적으로 수집한 정보이기 때문에 졸업을 했을 경우 그 이용 목적이 다했기 때문에 파기를 한다고 합니다. 성적기록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전 새로 선임된 감사원장의 인사청문회에서 고등학교 성적까지 들추어 개인의 인권을 침해해 문제가 되기도 했었는데, 외국의 경우 우리의 학생생활기록부와 같은 수기형태의 기록도 졸업이후 몇년간의 보존 연한이 지나면 폐기토록 한다고 합니다. 이는 과거의 징계나 성적 기록등이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가질 수 있는 여지가 있고, 그 목적을 다했음에도 기록으로 보존되어 있을 경우, 취업 등 사회진출에 불이익을 당하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취지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관한 법제도적 장치들이 최근의 NEIS 논쟁을 거치면서 공론화되고, 정보화 사회에서 반듯이 필요한 정보인권의 측면에서 다루어지고 있지만 법이 미처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매우 취약한 현실이며, 따라서 아무리 사회복지적 서비스 제공이라는 공공의 목적을 위한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관한 법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우리사회 현실에서 노숙인을 비롯한 서비스 제공 대상자에 대한 개인정보데이타베이스 구축은 여러가지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6. 따라서 본질적으로 [개인정보데이타베이스시스템]인 현재의 인트라넷과 같은 시스템은 원칙적으로 완전히 폐기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재의 인트라넷과 같은 개인정보데이타베이스시스템이 아니라면, 최소한의 서비스 이용기록(이용 인원과 희망의집 전체적인 현황 파악을 위한 일일보고/입퇴소 기록/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다시서기수첩 발급 기록 등)에 대한 별도의 전산 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행정당국과 충분히 논의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단 서비스 이용기록이라 하더라도 ①[수집]에 있어서 정보 제공 당사자의 권리(동의/동의 철회 등), ②[이용]과 [보관]에 있어서 보존연한과 파기, 유출시 보호 및 책임에 대해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을 전제로 논의 되어야 할 것 입니다.

이상의 내용을 근거로 노실사는 우선, 그동안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인트라넷에 집적되어 DB화된 Data는 명백한 위법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즉시 파기하고, 현재의 인트라넷 시스템의 완전 폐기를 주장합니다. 이는 인터넷을 통해 집적되어 DB화된 Data는 주기적으로 백업이 되기 때문에 파기시키지 않는 한, 항시 서버에 설치된 데이타베이스프로그램을 통해 물리적 하드디스크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7. 다소 긴 내용이긴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의 홈페이지를 통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관련 권고]에 첨부된 권고안(한글97)을 살펴보시길 당부드리며, 끝으로 일부 당사자 운동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그 목적도 알 수 없는 하도 어처구니 없는 주장들을 사실인양 되풀이 하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의 억측을 방지하기 위해 몇가지 내용을 짚고자 합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인트라넷에 대한 논란의 시발은 지난 4월초 열렸던 [자치구 노숙인담당 및 쉼터 회계/상담 담당자 교육]에서 참석자들에게 배포된 '노숙인 정보 종합관리시스템 사용자 교육'이라는 제목의 27page짜리 문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후 노실사의 경우 5~7월 사이에 열린 회의에서 인트라넷과 관련해 공식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오고 갔으며, 제가 쓴 원고의 일부 내용중 인트라넷에 관해 비판적 내용이 삭제된 상태로 지원센터의 책자에 실리는 등의 논란이 있었고, 7월에 열린 한일교류회에 참가한 우리단체 운영위원인 김덕호씨가 현재의 인트라넷이 당사자의 입장에서 볼 때 문제가 있으니 자신의 기록은 삭제하겠다며 자신이 생활하던 쉼터의 실무자에게 이를 요구하기도 했었습니다.

한일교류회를 마치고 김덕호씨가 생활하고 있던 희망의집 퇴소 문제와 맞물려 문제가 발생해 이로 인해 정신적으로 무척 어려운 상황에 놓인 김덕호씨에 대해 퇴소 이후 신변문제를 정리하면서 시간을 두고 인트라넷에 대해 당사자로서의 역할과 지원자로서 노실사의 역할을 고민해보자는 합의 아닌 합의(?)가 있었으며, 9월 4일 지원센터와의 간담회가 있기 1주일전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이나 당사자 입장에서의 대응 방법을 논의해 보기 위해 모 쉼터에서 소송까지 벌이겠다는 당사자 분이 있다는 얘기가 있어 직접 해당 쉼터 실무자에게 그분들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 연락도 취했었습니다. 그러나 김덕호씨가 우선 당사자의 문제이니 당사자들끼리 풀어 보겠노라며 별도로 활동할 것임을 밝혔고, 이 과정에서 연락한 사람이 부산지역에서 실자추라는 이름으로 활동중인 강성수씨입니다.

현재 강성수씨 혹은 실자추 이름으로 올려진 게시물에 주된 내용들 대부분은, 그 이면에 있었던 이런 과정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일부의 사람들이 끼여 있는지, 확인 되지도 않은 이면의 이야기들을 당사자라는 이름으로 작문하고 있습니다.

영등포역에서 두분의 시위를 정리한 그 다음날(10월 17일로 기억됨), 노실사 사무실에 시위를 마친 김덕호씨가 찾아 와서 함께 노력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이제부터 같이 해보자며 말씀하실 때 그 옆에 분명 강성수씨가 있었고, 앞으로는 방향을 흐트리지 말자는 의견을 나누기까지 했었습니다.

노숙 당사자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공감대를 넓혀 가야할 문제이며, 이를 위해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앞으로 몇차례에 걸쳐서 인터넷을 통해 개인의 신상정보와 상담기록을 집적시켜 DB화하는, 본질적으로는 개인정보데이타베이스 시스템인 인트라넷과 같은 시스템이 왜 문제이고, 노실사는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활동하는지에 대해 정리한 내용을 계속해서 올릴 예정이며,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은 행정지도만 하기 때문에 입력을 하고 있는 실무자나 위탁업무를 맡은 지원센터로 그 책임이 있는 것 처럼 입장을 취하는 서울시에 대해 책임있는 입장을 가지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제기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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