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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조회 수 : 116
2020.05.24 (15:52:44)


쪽방 임대차 이것만 알자 <질문과 대답>



정제형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편집자 주: 쪽방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고 사업추진이 임박하면 쪽방 건물주나 임대인들은 재개발 관련 법령이 정한 세입자 보상을 하지 않으려 주민들을 퇴거시키고자 합니다. 가장 흔한 게 ‘월세는 몇 달 안 받을 터이니 언제까지 나가라’라는 식인데, 이런 관행이 법률적으로 정당한 것인지,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 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  남대문 쪽방개발지역 주민에 대한 교육(2020.5.13.) *출처=홈리스주거팀

질문) 임대차계약서에 임대 기간을 쓰지 않고 계약했습니다. 이 집에서 언제까지 살 수 있나요?

답변) 네. 계약한 날로부터 2년을 살 수 있고, 임대인이 계약 기간이 지나기 직전에 재계약에 대해 따로 별 말을 하지 않았다면 같은 월세로 다시 2년을 더 살 수 있습니다. 임대차계약서에 임대차기간을 쓰지 않는 경우라도 임대차계약의 기한은 무조건 2년으로 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기간으로 정하고 있는 것이어서, 살기 시작한 날로부터 2년 동안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임대인이 마음대로 임차인을 쫓아낼 수 없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나기 6개월에서 1개월 전에 임대인이 ‘재계약을 해주지 않겠다.’, ‘계약기간이 지나면 나가라’는 취지의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같은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아 2년을 더 살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임대인이 2년 전에 임차인들과 계약을 먼저 종료할 수 있는 경우로는 ① 임차인이 2개월분의 월세 금액을 전부 연체했을 때, ② 임대한 주택을 임대인 동의 없이 개축, 증축, 변경할 때, ③ 임대인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에게 임대한 주택을 다시 빌려주었을 때가 있습니다. 세 가지 경우 중 쪽방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은 월세를 연체한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라도 2개월분의 월세 금액을 밀리지만 않는다면 2년 동안 계속 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달에 25만원 월세의 쪽방에서 머무는 경우라면, 연체한 월세액이 50만원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한 달 월세를 못 냈더라도 그 다음 달에 조금이라도 월세를 낸다면 쫓아낼 수 없습니다.


질문) 내가 언제부터 이 집에 살았는지 확인하고 싶은데, 계약서를 어디에 두었는지 모릅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변) 쪽방주민분들은 보통 주거급여를 받기 위해 동주민센터에 전입신고를 하고 임대차계약서 사본을 제출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공적 장부에 계약 내용이 기록되고, 관련 내용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계약 사실이 문제가 되어 계약서가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면, 동주민센터에서 ‘임대차 정보제공 요청서’를 통해 임대차계약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임대인과 분쟁이 생겨서, 임대인이 계약서를 확인시켜주지 않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여 계약의 내용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 집주인과 두 달 뒤에 나가기로 하는 각서에 얼떨결에 서명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후회됩니다. 각서가 효력이 있을까요?

답변) 임대차 계약기간 2년은 법에서 무조건 지키도록 되어 있는 규정입니다. 이러한 규정에서 정하는 내용과 어긋나는 합의는 무효입니다. 따라서 두 달 뒤에 나가기로 한 각서에 자필로 서명을 하였다고 해도, 그 각서는 효력이 없습니다. 주민분께서 임대차 기간이 아직 남아있는 이상 그 기간만큼은 살 수 있습니다. 다만, 나중에 임대인과 혹시나 분쟁이 생기는 경우 임대인 측에서 서명한 각서를 증거로 삼을 수 있으므로, 임대인에게 ‘서명한 건 잘못한 것이고, 나는 계속 살고 싶으며 두 달 뒤에 나갈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의사를 밝혀야 할 때는 가급적 문서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질문) 관리자가 2개월 치 월세를 안내도 좋다고 하는데, 이왕 나가야 한다면 돈을 안내고 나가는 게 좋지 않나요?

답변) 아닙니다. 아까 살펴본 것처럼 2개월분의 월세 금액만큼을 연체하는 경우에는 임대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월세를 내지 않아도 좋다’는 말을 믿고 정말 2개월 동안 월세를 입금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살던 집을 떠나 강제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살던 집에 계속 살고 싶다면 월세를 조금씩이라도 지불 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여나, 집주인이 월세를 받는 것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은행을 찾아가서 공탁을 해놓으면 됩니다.


지금 살고 계신 방은 주민 여러분의 권리입니다. 비록 건물은 임대인이 가지고 있어도, 임대차계약을 하면서 최소한 2년간은 여러분들이 그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임대인이 부당하게 여러분들의 권리를 침해하려고 할 때 이 글을 참고하시고 더 도움이 필요하거나 어려움을 나누고 싶으시면 모임에 나와서 함께 얘기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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