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엔 주거권 특별보고관의 ‘코로나19 지침’
“전염병 상황에서 적정 주거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은 잠재적 사형 선고”



<번역: 김준희 / 홈리스행동 회원>


[역자 주] 코로나19 시대, 홈리스 주거권 보장을 위한 국제사회의 권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은 거리나 노숙인시설에 거주하는 홈리스처럼 가장 취약한 집단을 더욱 열악한 삶으로 내몰고 있다. 종교단체 등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제공하던 급식은 중단되고, 노숙인시설에서는 공식적으로 신규 입소자를 받지 않으며, 외부에서 일하는 홈리스에게 시설에서의 퇴소를 요구하는 일이 발생했다.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던 시기, 정부는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행동 지침을 발표하고 ‘최대한 집에서만 머물 것’을 권장했지만, 집이 없거나 공동생활을 해야 하는 홈리스에 대한 대책은 없었다.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된 후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거리 노숙인과 쪽방 거주자에 대한 대책도 질병에 대한 진단 및 관리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심화되는 홈리스의 주거 및 급식 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는 정부의 어느 부처에서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한편 2020년 4월 28일, UN 주거권특별보고관 레일라니 파르하(Leilani Farha)는 홈리스 상태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14가지 긴급 조치 사항이 담긴 <코로나19 지침>을 발표했다. 주거권특보가 발표한 지침에는 홈리스 보호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이 담겨 있다. 아래에서는 <코로나19 지침>에 대한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세계 각국의 정부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상승세를 완화하고, 감염률을 낮추기 위해 ‘집에 머물기’, ‘자가 격리’, ‘물리적 거리두기’, ‘손 씻기’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적절한 위생 시설을 갖춘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가정 하에 정책이 제시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8억 명이 넘는 홈리스는 이 가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전염병 상황에서 적절한 주거에 머물지 못하는 것은 잠재적인 사형 선고와 다를 바 없다. 국가나 법적 지위와 관계없이 홈리스상태는 명백한 인권침해이고, 적정한 주거, 음식 등은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을 보존하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에 비상시에도 결코 중단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가는 코로나19 방역 대책에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도록, 더 많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한 우선순위에 따라 홈리스에게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또한 국가는 인권 보장을 위한 의무에 따라 다음과 같은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


■ 거리에 있는 모든 홈리스가 영구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숙소를 즉시 제공하고, 전염병의 대유행이 끝나면 홈리스 상태로 돌아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호텔 또는 모텔의 객실을 확보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병원 같은 건물을 개조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민간 소유의 빈집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물리적 거리 두기, 자가 격리, 검역 및 기타 보건 권장 사항을 준수할 수 있도록 응급 숙소를 보장해야 한다. 응급 숙소 거주자는 사생활을 보장받고, 물·위생, 식품, 사회적·정신적 지원, 보건 서비스, 코로나19 검사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 가능하고 적절하다면 정부는 장·단기 주택을 구매해 홈리스에게 제공해야 한다.


■ 거리 홈리스에게 공중화장실, 샤워시설 및 손을 씻을 수 있는 시설과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  시설에서 항상 물과 비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적절히 유지·관리하고 정기적으로 소독해야 한다.


■ 코로나19 의심 증상이나 양성 반응을 보인 홈리스에게 안전하게 머물 곳, 즉각적인 치료, 식품 및 격리 또는 자가 격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의료 및 기타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 홈리스의 통행금지 또는 봉쇄조치를 시행할 때 범죄자 취급하거나 벌금 또는 처벌을 부과하지 않도록 하고, 개인의 물건 또는 거리 ‘청소’에 대한 불안감을 포함하여 홈리스의 소외를 증가시키는 법 집행을 중지해야 한다.


■ 야영지에 거주하는 홈리스의 강제퇴거 또는 철거를 중단하고 일부 야영지가 쉼터와 같은 숙소보다 더 안전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야영지에 거주하는 홈리스에게도 자가 격리가 가능한 대체 숙소로 이주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


■ 침대끼리 2m 떨어져 있더라도 위생 시설과 수면 공간을 공유하는 응급 쉼터는 바이러스 확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러한 시설을 폐쇄하기 전에 거주자들이 머물 적절한 대체 숙소를 확보해야 한다. 응급 쉼터가 운영되는 동안에는 강화된 위생 조치 및 개인 보호 장비 제공을 통해 거주자, 근무자, 방문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쉼터 거주자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경우 필요한 지원 서비스가 제공되는 격리도 선택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 홈리스 지원 서비스 또는 푸드뱅크를 통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WHO 위생 및 사회적 거리두기 권장 사항을 가능한 적용하고, 현장 지원이나 ‘거주지’ 배송을 포함한 보다 분산된 서비스 제공을 고려해야 한다. 홈리스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필수 서비스 제공을 중지하는 것은 식량권과 적절한 생활수준에 대한 권리를 포함한 필수적인 국제 인권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다. 이러한 권리에 의해 제공되는 핵심 보호는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된 후에도 절대로 중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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