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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4 (15:49:08)


서울지역 5대 쪽방의 실태 : 창신동 편



이원호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



편집자 주: <쪽방신문>은 서울지역 5대 쪽방촌의 실태를 살펴보고자 한다. 쪽방촌의 실태와 관련한 자료는 서울시의 ‘2019 서울시 쪽방 밀집지역 건물실태 및 거주민 실태조사’자료와 2019년 한국일보의 연속 기획기사 ‘지옥고아래 쪽방’ 조사 자료를 참조했다.


▲  종로구 창신동 쪽방 밀집지역


창신동은 마을 전체에 복숭아와 앵두나무가 많아 온통 붉은 열매를 맺는 나무로 둘러싸여있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조선시대부터‘홍숫골(홍수동)’로 불렸다고 한다. 조선시대만 해도 도성과 가깝고 전망이 좋아 양반들의 별장이 많았던 부촌이었다고 한다. 이후 1920년대 경성의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갑부와 토막촌민들이 공존했고, 1980년대 이후 봉제 의류 수공업 공장 밀집지역으로 급변하면서 소규모 공장과 쪽방 등 저소득층 주거 밀집지역으로 변모하였다.


이러한 창신동 일대는 이명박 시장 시절이던 2005년 8월, 뉴타운개발 후보지로 선정되었다. 선정 직후 종로구가 지구지정을 신청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유보되다가 다시 특별법에 따른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을 신청해 2007년 4월, 일대의 84만 6,100㎡ 총 14개 구역이‘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성곽 및 구릉지 등 지역적 특성에 따른 사업성 부족과 부동산 시장 침체가 맞물리면서 사업이 정체되었고, 그로인한 갈등 증폭과 주거환경 악화가 가중되었다. 결국 서울시는 2013년 6월, 주민동의를 얻어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 해제를 발표했다.


창신동 쪽방촌은 창신 재정비촉진 1~6구역이었던, 동대문역과 동묘역 사이의 청계천 방향으로 분포해 있다. 1960~70년대 청계천변으로 도시빈민들의 판자촌이 즐비했듯, 현재는 화려하게 변모한 청계천변을 따라 보이지 않는 골목 사이사이에 가난한 이들의 최후의 주거지인 쪽방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창신동 쪽방의 주거 실태

여관, 여인숙 간판이 즐비한 좁은 골목의 창신동 쪽방촌은, 2019년 서울시 조사 기준 57개 동의 건물에 505개의 방, 365명이 거주하고 있다. 건물 당 방의 개수는 평균 8.6개 이고, 전체 건물 중 38.6%인 22개 건물이 목조 건물로 구성되어 있어 화재 등 안전사고에도 취약하다. 화재에 취약하지만 절반 이상인 31개 건물에 화재경보 시스템조차 없다. 18개 건물만이 긴급피난장비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 조차도 휴대용 손전등 정도에 불과하다.


 취사장이 갖춰진 주택은 57개 건물 중 15개 건물에 불과하며, 취사장 내 수도꼭지는 주택 당 1.2개에 불과하다. 때문에 직접 취사 시 대부분 좁은 방 안에서(88.3%) 휴대용 버너로 취사를 하고 있다. 건물 내 공동화장실이 존재하지 않는 건물도 4채나 되며, 세면장조차 없는 건물도 5채나 된다. 세면장이 있는 건물도 세면장 내 수도꼭지는 1.7개에 불과하며, 온수가 공급되는 주택은 6개 동에 불과하다. 샤워시설은 12개 건물에만 존재하는데, 샤워실의 수도꼭지 개수도 주택 당 1.8개에 불과하고, 온수가 나오는 건물은 3개에 불과하다. 이처럼 열악한 주거환경이지만 창신동 쪽방촌의 월세는 작년기준 평균 22만원 수준이다.


주민들의 상황

창신동 쪽방촌은 주거환경 뿐 만 아니라 주민들의 생활수준도 매우 열악하다. 창신동 쪽방 거주민의 평균 소득수준은 월 67만 5천원이며, 주민 중 66.7%는 정부의 수급비로 생활하고 있다. 일을 하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도 다수가 일용직 노동(42.6%)이며, 그 외에는 특별자활근로나 공공근로, 폐지 수집 등이다. 일을 하지 않는 이유도 대부분 몸이 좋지 않은 건강상의 이유(61.1%)였다. 질병 여부에 대한 조사에서도 85%의 주민이 고혈압, 당뇨, 관절염, 우울증 순으로 질병이 있다고 응답했다. 최근 1년 내 우울증으로 자살을 생각해 본 경험도 27.2%이고, 11.4%의 거주민은 최근 1년 내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투기에 노출된 쪽방  

한국일보는 작년 이곳에 등기가 되어있는 건물 56채에 대한 등기부 등본을 분석했는데, 이에 따르면 창신동 쪽방 건물 소유주는 51명으로, 이중 70.6%인 36명이 타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 중 한 외지 건물주 일가족은 창신동에 8채의 쪽방 건물을 소유해 부를 추적하고 있었다. 창신동 일대는 2000년대 뉴타운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개발호재에 따른 투기적 주택 거래가 증가했다. 창신동 쪽방 건물도 뉴타운 지정 전과 해제 이후 2~3건 이던 거래가 개발지구로 지정된 2000년대에 8번이나 거래되며 소유주의 손 바뀜이 있었다. 이명박 정부가  2010년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로 지명한 장관 후보자는, 창신동이 3차 뉴타운 후보지로 발표된 직후인 2006년에 구역 내 창신동 쪽방 건물을 투기용 매입한 사실이 알려져 낙마한 바 있다.


이렇듯 창신동 쪽방촌 거주민들의 주거환경과 생활환경이 매우 열악하지만, 평균소득의 1/3을 1평 내외의 좁은 방 월세로 부담하고 있다. 열악한 주거환경과 소득대비 과도한 월세는 건물 소유주들에게는 안정적인 현금 소득이었다. 게다가 창신동 쪽방 투기는 개발 분위기를 타던 시기 더욱 노골화 되었다. 여느 쪽방촌과 같이 가난한 이들의 최후 주거지인 열악한 쪽방은 투기꾼들에게 안정적인 현금 수익을 보장하고 개발 기대가 높은 투기처로 전락해있다. 빈곤 비즈니스와 불평등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도 쪽방지역과 주민들에 대한 제대로 된 주거대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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