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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1581
2011.09.29 (12:21:00)
구름다리 위 김씨는 왜 서울역 못 떠나나
강제 퇴거 조처 이후 서울역 노숙인이 일시적으로 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국 영구 거처를 마련하지 못한 노숙인은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노숙인 자활 대책이 없어서다.

 

기사입력시간 [210호] 2011.09.29  08:49:37 송지혜 기자 | song@sisain.co.kr 

 

늦더위가 한창이던 9월8일 밤, 김명민씨(가명·40)는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땅바닥 침대에서 일어났다. 소주 냄새가 코를 찔렀다. 손등이며 손가락 마디는 다 까져 피가 엉겨 붙었다. 아랫니 네 개는 보이지 않았다. 그가 말했다. “나는 내놓고 사는 목숨이니까.”

김씨는 2001년 사업 실패로 노숙 생활을 시작하고부터 서울역 인근 남대문 지하도, 서울역 지하도, 서울역 광장을 전전하다 2개월 전 서울역 구름다리에 둥지를 틀었다.

서울역에 머무르는 노숙인은 지하도, 광장, 구름다리, 신역사에서 쇼핑몰로 이어지는 길로 분류되는 네 지역에 뭉쳐 있다. 김씨가 지내는 구름다리는 서울역 이용객이 지나다니는 신역사의 반대쪽 구역사 뒷길에 있어서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동전이나 담배 몇 개비를 얻기 위해 사람들이 많은 서울역 광장을 오갔다. 그러나 8월 한 달 사이 40대 초반 노숙인 세 명이 연이어 돌연사하면서 발길을 줄였다. 께름칙한 기분이 가라앉기도 전인 8월22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서울역 노숙인 강제퇴거 방침’을 내걸었다. 역사에서는 밀려나고 광장에서는 ‘동료’들이 숨을 거뒀다.

서울시 “노숙인 100명 넘게 줄었다”

김씨는 강제퇴거 조처에 대해 “서울역 노숙인들이 거처를 마련하기보다 영등포역·수원역·부산역으로 뿔뿔이 흩어지기만 바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울역에서 안 보이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것이 일시적 현상일 뿐 노숙인들이 결국 서울역 인근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이사를 할 때도 자기에게 익숙한 지역으로 옮기려 하지 않나.”

서울시는 9월11일 “강제퇴거 조처 이후 최근 한 달 사이 300명 가까웠던 노숙인이 100명 넘게 줄었으며 이들 중 90%가 임시 주거시설에 들어갔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노숙인 사이에서는 서울시 사업이 임시 대책에 불과해, 영구 거처를 마련하지 못한 노숙인이 3개월 뒤 다시 서울역으로 몰릴 것이라는 말이 돈다.

실제로 김씨도 유사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김씨는 한 단체로부터 임시주거비를 지원받아 3개월 동안 주택에서 생활했다. 거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이 필요했다. 멀끔히 차려입고 나가면 인력시장에서도 꽤 팔렸다. 그러나 경기가 안 좋은 탓에 손에 쥔 돈은 매달 40만원이 못 되었다. 서울시에서 하는 자활사업에도 참여했지만 39만원밖에 받지 못한 데다 3개월짜리였다. 아무리 값싼 쪽방을 전전해도 남는 돈은 10여 만원에 불과했다. 식비·교통비 같은 생활비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자활 의지를 상실한 김씨는 노숙 생활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특히 여름철을 견디기는 열기가 꽉 찬 쪽방이나 고시원보다 노숙이 나았다. 노숙인 응급 이용시설은 이미 포화 상태다. 10명이 한 방에서 자는 일도 있다. 문제는 겨울철이다. 서울역 안으로 들어갈 수 없고, 묵을 곳도 마련하지 못한 이들이 ‘겨울 죽임’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시 주거지원 사업은 올해 말이면 끝난다. 내년 1~2월에 겪을 엄동설한을 따로 대비해야 한다. 김씨는 지난해 겨울, 남대문 지하도에서 얇은 침낭 하나로 영하 20℃의 추위를 견뎠다. 또 그 추위를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추석 귀경이 시작되던 9월9일 오전 8시,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노숙인들은 서울역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건물 처마 밑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청원경찰 두 명과 코레일 직원은 ‘더욱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고객님!’이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서울역사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기사원문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1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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