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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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 관련 언론보도 내용입니다.
조회 수 : 1719
2011.08.18 (12:24:14)

[취재파일] 서울역 노숙자, 강제 퇴거만이 정답일까?

서울역 이용하시는 분들은 서울역에 있는 노숙인들 많이 보셨을텐데요,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특히 늦은 밤 시간에 노숙인들과 마주쳤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아마도 모두 비슷한 마음이셨을 것 같습니다. 무섭다, 불편하다는 생각에서 왜 저렇게 지낼까라 생각까지. 저 역시 마찬 가지였습니다.

이런 생각들 때문인지 코레일이 서울역 대합실 안에서 심야시간에 노숙하는 사람들을 8월 22일부터 역 밖으로 강제 퇴거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노숙인들 때문에 이용객들이 불편해 한다는 것은 저 역시 같은 생각이기 때문에 충분히 동의하겠는데, '대합실 안'에서 노숙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 그리고 '8월 22일' 부터 노숙을 금지하겠다, 마지막으로 '강제퇴거'하겠다는 결정은 올바른 것일까요?

우선 '대합실 안'에서 노숙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결정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서울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이 비단 대합실 안 만은 아닐 겁니다. 고객들이 '무서워한다, 위협감을 갖는다'라는 공간이 역시 비단 대합실 안 만은 아닐 겁니다.

서울역은 강제퇴거 조치의 명분으로 이용객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서울역의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것을 들고 있습니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노숙인들이 사라지면 이용객들은 안전함을 느끼고, 서울역의 이미지는 제고가 될까요? 서울역에서의 '강제퇴거'라는 것 자체에도 많은 논쟁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을 심야시간에 '대합실 안'으로만 한정 짓는 것은 진정으로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는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 심야시간에는 서울역을 이용하는 사람들 자체가 얼마되지 않으니까요.

이런 결정에 대해서 코레일은 심야시간에 서울역 안에서 노숙을 하게 될 경우 그 노숙인들이 서울역사 근처에서 상주하는 노숙인으로 전락할 수 있어서 그것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한 조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심야시간에 서울역사 안에서보다 서울역사 밖에서 노숙을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실정에 비춰보면 이런 항변은 근거가 좀 빈약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왜 코레일은 '서울역 대합실 안'에서 만의 노숙을 금지하려는 것일까요? 이는 '8월 22일'을 퇴거일로 잡은 것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사실 '8월 22일'이라는 날짜는 시민단체들의 항의 때문에 8월 초에서 연기되어 잡혀진 날짜입니다. 8월부터 심야시간에 노숙인들은 서울역사 밖으로 내보내겠다고 했다가,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심하고, 연일 내리는 비에 8월에 내보내면 여론의 비판이 따가울 것 같으니까 한발 물러선 것이지요.

그렇다면 왜 코레일은 애초에 8월을 퇴거 시점으로 잡았을까요? 그 이유는 '요즘 역사안이 더 덥다. 역사 밖으로 나가게 하는 것은 오히려 노숙인들의 건강을 위한 길'이라고 이야기한 코레일 관계자의 말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발언은 요즘 같은 하절기에는 노숙인들을 밖으로 내 몰아도 노숙인이나 일반 시민의 항의와 비판이 적을 것이라는 점을 노린 것으로 해석해도 무리는 아닐 것 같습니다.

코레일이 12월 혹은 1월에 노숙인들을 강제퇴거하겠다고 말하기는 힘들었을 겁니다. 결국 8월을 퇴거 시점으로 잡은 것은 겨울이 오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합실 안에서 노숙을 할 수 없게 한다면 겨울철에 노숙인들이 서울역으로 몰려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일종의 노림수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서울역을 이용할 때 노숙인 때문에 불편하기는 한데,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는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하자는 것이냐고 묻는 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똑부러지는 해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강제퇴거'가 해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더욱이 지금과 같이 '대합실 안'에서의 강제퇴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서울역사 안에서 노숙하는 사람들이 서울역사 안에서 노숙을 하지 못하면 어디로 갈까요? 결국 서울역사 주변에서 맴돌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을 역사 밖으로 내몰고 이용객들의 안전을 도모한다는 코레일의 발상은 결국 조삼모사의 방책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강제퇴거'가 아닌 대안은 뭐냐는 질문이 제기될 수 있을 겁니다. 누구도 똑부러진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겠지만, '서울역 노숙인들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풀어나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노숙인자활센터 관계자의 이야기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서울역 주변에 노숙인 쉼터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350명 정도 됩니다. 이것도 현재는 포화상태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서울역 주변 노숙인 쉼터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설을 확충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쉼터시설에 있는 노숙인과 서울역 주변에 있는 거리 노숙인이 성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현재 노숙인 쉼터 시설은 서울역 노숙인들의 말을 빌자면 '통제가 심해서' 서울역 노숙인들은 들어가기 '꺼려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취침시간이 정해져 있고, 안에서 술을 마실 수도 없고, 기상시간도 정해져 있는 것은 자기들의 라이프 스타일하고 맞지 않다는 이야기죠.

그런 것도 감수하지 못하니까 서울역에서 노숙인 생활을 하는 거라고 이야기를 하시는 분도 계실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감수하지 못하는 것이 일반 노숙인과 다른 '서울역 노숙인'들의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우선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면서 점진적인 개선을 유도하는 방책이 마련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울역 노숙인의 대부분은 알콜 중독자며, 이로 인해 많은 문제들이 파생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먼저 나와야 할 것입니다.

그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가 세금을 내서 지원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보도된 것과 같이 노숙인에 의한 묻지마 폭행 같은, 그들을 이대로 놔두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비용에 비해서 이 같은 방안을 시행해 노숙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면 경제적으로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단순한 비용-편익적 관점뿐 아니라, '국가'는 기업과 달리 사회에 부적응한 사람들, 실패한 사람들을 버리고 갈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노숙인 문제는 우리가 안고 가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최종편집 : 2011-08-17 16:44\

 

박원경 기자

 

○.기사원문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97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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