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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장, 더블클릭! 게재 일자 : 2011년 09월 28일(水)

무작정 쫓아내고 ‘환경개선’?… 驛舍주변 노숙인 여전히 북적

서울역 노숙인 퇴거조치 한달… 요즘미투데이','“여기는 내가 10년이 넘게 먹고 잤던 곳인데, 다른 어디로 가겠나. 쫓아낸다고 노숙인들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박정경기자 verite@munhwa.com')">공감페이스북트위터구글
▲  26일 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광장에서 노숙자들이 잠을 자고 있다. 김호웅기자 diverkim@munhwa.com
“여기는 내가 10년이 넘게 먹고 잤던 곳인데, 다른 어디로 가겠나. 쫓아낸다고 노숙인들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했다면 윗사람들이 판단 잘못한 거다.”

26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광장에서 만난 노숙인 최모(49)씨는 코레일의 노숙인 퇴거 조치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역사 광장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10여명의 노숙인들도 최씨가 목청을 높이자 주변으로 몰려들더니 동조하고 나섰다.

최씨는 “날이 점점 추워져 걱정이긴 하지만 역사 안으로 못 들어가면 역 주변 파출소 근처나 뒤편 구름다리로 모인다”며 “세상에 어느 국가가 노숙인이라고 역 안으로 못 들어오게 하느냐”고 소리쳤다.

지난 8월22일 코레일이 노숙인 퇴거 조치를 내린 지 한 달째. 서울시와 코레일은 노숙인 강제 퇴거 조치로 노숙인이 줄었다고 밝혔다. 퇴거조치 이전 300여명이던 서울역 노숙인이 이달 초엔 184명으로 줄었고, 주변 환경도 많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숙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서울역 역사 안에서 우두커니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노숙인 하모(44)씨는 “노숙인들은 간섭이 많은 쉼터를 정말 싫어한다”면서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결국 서울역 주변을 계속 서성이면서 지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씨 옆에 있던 김모(38)씨 역시 “아직은 날씨가 춥지 않아서 광장에서 지내는 사람도 많은데 더 추워지면 지하도로 옮아갈 것” 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서울역 역사와 광장에서 본 80여명의 노숙인들 외에 서울역 주변 지하도와 서소문 공원 근처, 용산 청파공원 일대에 종이박스를 덮고 잠을 청하고 있는 노숙인 수십 명의 모습이 눈에 쉽게 띄었다. 시청역과 연결된 을지로 입구 지하도에도 30여명의 노숙인들이 신문지와 종이박스를 엮어 만든 간이 집을 짓고 누워있었다.

을지로 입구 지하도에서 만난 노숙인 박모(51)씨는 “서울역에서 노숙인들을 쫓아낸 다음부터 여기에 사람이 많아졌다”며 “서로 자기 자리라고 고성이 오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소문 공원에서 소주를 마시고 있던 노숙인 황모(42)씨는 “최근에는 서울시의회 지하도와 종각지하도, 종묘에 가면 노숙인들이 많이 보일 것”이라며 “날이 추워지면 더 많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일부 노숙인들은 아예 서울역을 벗어나 인근 영등포역이나 용산역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27일 오후 9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주변에는 롯데백화점과 타임스퀘어 등 대규모 쇼핑몰과 어울리지 않는 노숙인들의 모습이 하나 둘 눈에 들어왔다. 초가을 늦은 더위가 한창이었지만 이들의 옷은 두꺼웠고 복장은 낡고 허름했다. 역 입구에서 서성이는 노숙인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역사에서 영등포역파출소로 가는 골목길 그늘에 앉아있었고 더러는 길바닥에 누워 잠을 청하기도 했다. 노숙인 박모(38)씨는 “5년 넘게 서울역 주변에서 지냈는데 노숙인들을 쫓아내는 거 보고 화가 치밀어서 요즘은 영등포에서 지낸다”며 “영등포 텃세가 심해서 여기 생활도 오래는 못할 것 같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급식을 제공하는 ‘토마스의 집’ 에서 18년 동안 무료 급식 봉사를 해온 박경옥(52)씨는 “이곳에서 점심 때 400명 정도가 식사를 하는데 오늘은 370명이 다녀갔다”며 “서울역 퇴거조치로 풍선효과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영등포로 크게 몰리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경찰 관계자는 영등포역 주변 쪽방 촌을 중심으로 약 110~120명의 노숙인이 한 달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등포역 한 관계자는 “서울역 퇴거가 시작됐던 22일부터 2~3일 동안은 40명 정도 증가하는 등 풍선효과의 기미가 있었으나 현재는 다시 원상태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숙인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달랐다. 노숙인 하모(49)씨는 “역 주변에는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영등포공원이나 타임스퀘어 주변으로 못 보던 얼굴들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영등포 토박이 노숙인 최모(60)씨도 영등포역 주변은 쉼터도 많고 밥을 공짜로 주는 곳도 많아서 노숙인들이 지내기 편하다”며 “최근에 30~40명 정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유정복(한나라당)의원이 보건복지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부랑인 노숙인 현황’에 따르면 전국 노숙인 수는 2011년 6월 현재 4403명으로 최근 6개월 새 216명이 증가했다. 쉼터에 있는 노숙인 수는 2010년 3113명에서 2011년 6월 3082명으로 감소했고, 거리에 있는 노숙인 수는 2010년 1074명에서 2011년 6월 1321명으로 늘어났다.

박정경·유민환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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