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요세바통신]은 일본의 홈리스 소식을 전하는 꼭지


2018-2019, 산야의 새해맞이 월동투쟁 이야기 


<디디 / 산야쟁의단 활동가, 연구자>


“단 한 명의 동료도 길에서 죽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

▲  산야의 새해맞이 월동투쟁 풍경 <사진 출처=산야쟁의단>
1973년, 오일쇼크로 일본 경제가 위기를 맞았을 때 일본사회에서 가장 먼저,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받은 사람들이 바로 산야를 비롯한 요세바의 일용직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던 동료들이 거리에서 죽는 것을 막기 위해 노동자들과 활동가들이 시작한 것이 바로 월동투쟁입니다. 당시 “단 한 명의 동료도 길에서 죽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구호 아래, 커다란 천막을 치고 일주일간 함께 밥을 짓고 잠자리를 만드는 투쟁을 벌였습니다.


일본에서 버블 경제가 붕괴된 90년대, 일용직 노동자들은 대거 일자리를 잃고 영구적 홈리스의 신세가 되었습니다. 산야의 월동투쟁이 부활한 것도 이 시기입니다.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새해전후 일주일간 산야에서는 노동자와 홈리스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조호쿠노동복지센터 앞 도로를 점거한 채 일주일간 함께 먹고 자는 월동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 요세바통신에서는 산야쟁의단에서 발행하는 계간신문 ‘山(산)으로부터’ 159호에 실린 기사, ‘산야 2018-2019 새해맞이 월동투쟁 보고’를 번역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2018-2019년 새해맞이 월동투쟁, 산야의 센터 앞에서 열리다.

2018-2019년 새해맞이 월동투쟁이 산야의 조호쿠복지센터 앞에서 열렸습니다. 2018년 12월 29일부터 2019년 1월 4일 아침까지, 매일 공동취사와 잠자리 만들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올해의 월동투쟁은 전에 없이 긴박한 것이었습니다. 월동투쟁이 다가오기 전 센터가 “경고”라는 이름의 문서를 게시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의 내용은 지금까지 월동투쟁에 사용해 왔던 센터의 부지중 일부의 사용을 금지한다는 것, 그리고 도로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센터와 우리들의 관계는 언제나 긴장을 품은 채 지속되어 왔습니다. (원래 그럴 만한 것도 아닙니다마는) 센터의 허가를 얻어서 월동투쟁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센터가 산야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소개하고 복지, 건강문제 등의 대책을 마련하는 기관이기에 우리들은 지금까지 여러 형태로 센터 측에 필요한 개입을 해왔으며, 그런 과정에서 당연히 다양한 마찰이 생겨왔습니다. 최근에는 센터가 이용자 카드의 발급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3년 전에는 1년 동안 단 한 장밖에 발행하지 않았으며 그 이후에도 매년 몇 장밖에 카드를 발급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센터는 “꽃이 가득한 운동”이라는 이름의 마을 화단을 만드는 일에 열심입니다. 일종의 환경미화 활동인데, 노숙자나 일용직노동자는 포함되지 않는 지역주민들과의 관계 만들기를 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걸 할 여유가 있으면 이용자카드를 만들어주면 좋을 텐데 말이죠.


이번 월동투쟁에서 우리는 센터가 “입장을 금지한다”라고 말해온 ‘관리지역’ 이외의 장소를 사용했습니다. 센터의 건물 앞마당 같은 부분으로 수돗가 등을 포함해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지 않은 곳입니다. 거기에 파이프와 클램프를 사용해 간이 지붕을 짜 올려 비바람을 피할 수 있도록 하고 조리기구와 이불을 집어넣어 월동투쟁의 거점을 완성했습니다. 드럼통 부뚜막이 센터 앞의 도로에 줄지어 선 것은 예년과 마찬가지입니다. 땔감으로 불을 피워서 밥을 짓는 것이죠.


식재료는 여러 곳에서 지원이 옵니다. 고기는 도장(屠場: 가축 등을 도살하는 곳을 말함) 노조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 그밖에도 산리즈카 운동(1960년대 중반,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공항건설을 반대하며 일어난 운동)의 참여자들이나 어시장의 사람들로부터 받은 재료들을 가지고 모두가 함께 작업해서 매일 150명 정도 분의 식사를 만들었습니다. 전부 1,000명 분의 밥을 한 셈이군요.


“산야에 일용직노동자는 없어졌다거나 홈리스가 없어졌다는 등, 하층노동자가 처해있는 모순으로부터 눈을 감아야만 성립되는 헛소리로부터 마을을 탈환해오는 것. 그것이 산야월동투쟁이다.”


이는 월동투쟁에의 참여를 호소한 글에 들어갔던 문장입니다. 조금 힘이 들어간 표현이지만 진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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