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용은 / 중림동 고시원 주민>
사흘째 굶었다소화기관들은 보챔 없이 잠잠하다뒷골목 약국에 다녀오는 동안 잠시 앉아 쉴 곳을 자주 찾는다어느 건물 앞 계단에 앉아서야 부르르 떨던 휴대폰을 뒤늦게 확인해본다
집 앞이라는 친구의 메시지친구는 직접 만들었다며 죽이 담긴 커다란 용기를 건네준다같이 담배를 꺼내문다바람에 라이터 불이 계속 꺼지자친구가 두 손으로 바람을 막아준다내게 전해지는 친구의 두 손 가득채워진 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