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과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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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행동의 소식과 행사일정을 알려드립니다.



 

거리홈리스의 머물 권리조차 박탈하는

서울시의 연세빌딩 지하보도 노숙인대책 즉각 재수립하라!

 

 

지난 43일 서울시 박원순 시장은 서울역 지하보도에 노숙인들이 밤새 술을 마시거나 거기서 잠을 자고 심지어 거기에 용변까지 봐서 냄새가 엄청 나서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그 안에 화장실을 만들어주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대안을 만들어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 자활지원과에서는 관계 부서들과 서울역 지하보도 점검 운영계획’(4.15)을 세웠다. 그리고 서울메트로에 서울역사 화장실 상시 개방’(4.18), 남대문경찰서에 연세빌딩 지하보도 순찰강화 및 무질서행위자 계도’(4.20), 중구 보건소에 지하보도 내 흡연행위 계도’(4.22) 요청을 하고, 중구지역자활센터의 자활근로사업단을 활용한 연세빌딩 지하보도 청소 추진 계획(4.26)을 수립했다. 동시에 지하보도 노숙인 감소 대책을 추진하고자 연세빌딩 지하보도 노숙인 집중상담·기능평가 계획’(4.21)을 가지고 현장상담반을 421일부터 30일까지 운영한다고 하였다.

 

현재 약 60여명의 거리홈리스가 서울역 연세빌딩 지하보도를 잠자리로 활용하고 있다. 2011년 서울역 노숙인 강제퇴거 조치 후, 서울역 지하통로는 서울메트로에서 지속적으로 거리홈리스가 통로에 있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잦은 물청소, 연세빌딩 지하보도로 가라는 권유 등)를 취하고 있으며, 지하철운행 종료시간(새벽1)에는 차단문을 내려 통로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지하철보안관이 통로에 앉아있거나, 서 있는 것조차 못하게 하는 단속이 잦아졌고, 노숙행위 금지 현수막이 곳곳에 게시되어 있기 때문에 연세빌딩 지하보도는 거리홈리스가 잘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이 되었다. 그러나 최근 민원이 발생하자 박시장은 지하보도 내 청결을 유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식의 요청을 보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지하보도의 실상은 어떤가?

일단 이번 조치로 2013년 겨울에 서울시에서 노숙인을 위해 설치했던 방풍문은 뜯어졌다. 겨울에 취침하는 거리홈리스의 건강을 위해 설치했던 문은 공기를 순환한다는 이유로 철거되었다. 또 서울시의 협조요청에도 불구하고 서울메트로는 화장실 개방에 대해 안전을 이유로 거절하였다. 결국 서울시는 간이화장실를 한쪽에 놓아 문제를 임시방편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또한 새벽 5, 오후 5시에 진행되는 청소로 딱히 갈 곳 없는 거리홈리스는 그나마도 머물 수 있는 공간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경찰의 행태는 더 극악무도했다. 경찰은 지하보도 내 거리홈리스 전체를 대상으로 불심검문을 두 차례 진행한 바 있다. 현장에 있던 노숙인지원 관계자들의 항의로 일단락되었지만, 경찰이 이해하는 순찰 및 계도 협조에 대한 응답은 안전한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거리홈리스를 표적으로 하는 공권력 남용이었다.

 

과연 이러한 조치들이 박원순시장의 의도에 부합하는 것인가? 이는 시장의 지시를 명목으로 거리홈리스들이 더 이상 지하보도에 머물 수 없도록 하는 조치라고 볼 수밖에 없다. 설마 박시장의 지시자체가 노숙인에게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제정한 서울시 노숙인 권리장전(2012.06)’의 목적과는 다르게 숨은 의도를 가지고 지시를 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여하튼, 단시간 기획된 이번 계획은 타 기관의 협조를 충분히 얻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홈리스들은 여전히 제대로 된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청소로 인해 짧은 시간동안만 쪽잠을 잘 수밖에 없으며, 경찰의 무단 불심검문으로 인한 예비범죄자라는 낙인감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또한 진행되는 집중상담을 통해 일자리지원, 시설입소, 병원입원치료, 임시주거지원으로 탈노숙을 유도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시설이나 병원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는 홈리스를 위해 당장 이들을 위한 임시주거지원 또는 지원주택, 임대주택을 더 확보하고 지원하려는 적극적인 형태의 예산계획은 언급조차 없다. 올해 7월부터는 서울시에서 3,000명에 대한 청년수당을 지급할 예산도 마련해놨다. 이것만 보더라도 거리홈리스의 탈노숙을 위한 적극적인 주거지원 정책에 드는 비용도 서울시에서 충분히 더 부담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의 계획은 꼼꼼한 준비과정이 없어서 결국 거리홈리스가 지하보도에서조차 머물 수 없도록 하는 밀어내기 대책으로 변질되고 있다.

 

또 하나, 이러한 행태들로 인해 이번 계획이 서울역7017프로젝트로 인한 고가공원화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의구심마저 든다. 공사가 완료되는 시점(20174월 준공 목표)부터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서울역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근거리에 있어 주요 이동통로가 되는 연세빌딩 지하보도 내 거리홈리스의 존재는 골칫거리가 되어 눈총을 받게 될 것은 자명하다. 이로 인해 다른 한편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계획이 거리홈리스를 점차 이 공간에서 쫓아내기 위한 계획이자 홈리스의 머물 권리를 박탈하는 사전조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심히 우려된다.

 

서울시 연세빌딩 지하보도에 집중된 이번 계획이 부디 장기적으로는 거리홈리스를 이곳에 머물지 못하게 하는 일련의 노력들이 아니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리홈리스의 인권을 존중하고, 이들의 탈노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계획으로 다시 수립해야 한다. 동시에 최근 공공역사에서조차 자꾸만 줄어드는 홈리스의 불안한 입지가 더 비좁아지거나, 쫓겨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선행되길 바라며, 경찰의 불심검문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2016. 04. 28.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동자동사랑방, 빈곤사회연대, 인권운동사랑방, 홈리스행동



***요즘 거리홈리스에 대한 다양한 퇴거조치가 봄을 기다린 것마냥 서서히 수면위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노골적인 퇴거는 아니지만, 충분한 논의과정이나 계획이 부족하여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거리홈리스의 대한 차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을지로입구역 폐쇄에 이어 서울역 연세빌딩 지하보도 노숙인대책과 관련된 성명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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