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세계의 홈리스]는 미국, 유럽 등 세계의 홈리스 소식을 한국의 현실과 비교하여 시사점을 찾아보는 꼭지

 

 

홈리스의 죽음 그리고 인간 존엄성
2020년 영국 홈리스 사망자, 전년 대비 37% 증가…

집이나 병원이 아닌 곳에서 이른 죽음 맞는 경우가 대다수

 

 

<이봉조 / 英 브리스톨 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7면 세계의홈리스 그림1_최종.jpg

영국 내 홈리스의 죽음을 기록하는 인터넷 공간.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https://dying-homeless.museumofhomelessness.org/

 

 

일 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4월 19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3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기존 보건시스템마저 무너트리며 마땅히 구할 수 있었던 생명까지 포기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초유의 사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만, 안전성의 문제를 차치해둔다면 글로벌 제약회사에서 백신 개발에 성공했고, 미국·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빠른 배포가 이뤄지면서 적어도 일일 사망자 수는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영국의 경우엔 극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20일 영국의 코로나19로 인한 1일 사망자의 수는 1,823명이었는데, 4월 18일에는 그 수가 10명으로 급감했습니다.

 

감염병에 짓밟힌 인간 존엄성

세계적인 감염병의 유행과 사망자 수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시신이 시체 가방 혹은 관에 담겨 냉동차·공동묘지·교회 등에 쌓여있던 모습은 그동안 인류가 죽음을 기억하고 다루던 방식과 크게 달랐습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로 희생된 환자들의 시신이 가족들의 동의 없이 화장된 채 유족들에게 인계됐다는 충격적인 소식도 있었습니다(연합뉴스, 2020년 3월 27일자 기사). 삶의 끝에 다다른 이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철저히 무너진 순간이었습니다.

 

한편, 2015년 유명한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죽음의 질을 평가하며 국가별 순위를 공개하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죽음의 질이란 사실 ‘삶의 질’을 뜻합니다. 다만, 일생 전체가 아니라 건강문제로 죽음을 앞둔 한 인간과 그 가족의 몇 달 혹은 몇 년의 시간을 한정하여 다룬 것입니다.  이 평가는 죽음의 질을 세부적인 지표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 전제는 의료시스템의 ‘차별 없는 접근 가능성’입니다. 그러나 이 잡지가 선정한 평가 기준은 글로벌 팬데믹 조건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변함없는 홈리스의 죽음

2020년 한 해 동안 영국 내 홈리스 사망자의 수는 전년도에 비교해 37% 증가한 976명으로 기록되었다고 합니다(인디펜던트, 2021년 2월 22일자 기사, "Deaths among homeless people spiked by more than a third in 2020, research shows"). 홈리스 사망자 가운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망한 경우는 약 3%였습니다. 작년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호텔·호스텔을 활용해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과 침실을 홈리스에게 제공하였는데 이런 노력이 코로나19로 인한 죽음을 억제하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홈리스의 죽음은 팬데믹 이전과 마찬가지로 약물·알코올 관련 사망과 자살이 가장 높았습니다. 홈리스에게 죽음은 갑작스럽게 찾아왔습니다. 기대 수명이 80대에 이른 오늘날, 죽음에 이른 홈리스의 평균 나이는 고작 40대 중반이었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병원 등 의료시스템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여, 집이나 병원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삶을 마감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이들의 죽음은 갑작스럽게 찾아오며, 기대수명이 80대에 이른 오늘날 죽음에 이른 그들의 평균 나이는 고작 40대 중반에 그쳤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병원 등 의료시스템의 높은 문턱을 경험하며, 집이나 병원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삶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영국의 한 인터넷 공간에는 홈리스의 죽음을 기록하는 곳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2017년 10월 이후 현재까지 총 2,466명이 홈리스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이름도 없이, 그리고 그 삶을 기억해줄 사람도 없이 그저 온라인의 한 페이지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그들의 이름이 확인되기도 합니다. 생전 이웃과 동료, 가족을 통해서 말입니다.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집을 홈리스에게 제공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일임을 잊어선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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