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집는카메라]
거리홈리스를 향한 서울시의 '방역' 대책
<이은기 / 홈리스뉴스 편집위원>
사진은 ‘거리홈리스 코로나19 집단감염’ 소식이 전해진 이후 서울역과 용산역 주변의 모습이다. 기차역 내 의자가 사라졌고, 거리홈리스가 머무는 곳에는 ‘안전띠’가 둘려있다. TV는 소리를 잃고 코레일 홍보 영상만 반복해 틀어댄다.
서울역. 경비용역이 아무에게도 나가라고 하지 않으면서 홈리스만 골라 쫓아낸다. 왜 내보내냐 항변하니 “서울시 집합금지 때문”이란다. 용산역. 한 홈리스가 벤치를 없애 TV 아래 잠깐 앉아 쉬는데 역 직원이 그를 쫓아낸다. 그가 떠난 뒤 방역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더니 그가 머문 자리를 요란스럽게 소독한다.
쫓아내는 게 거리홈리스를 향한 서울시의 유일한 방역 대책이라면 그 대책은 ‘성공’한 듯 보인다. 의자에 앉아 쉴 수 없고, TV를 보며 정보를 얻을 수 없으니 기차역 안에선 홈리스를 보기 어려워졌다. 보이는 곳에서 홈리스를 치우는 것, 이게 서울시가 말하는 ‘방역(전염병이 유행하는 것을 미리 막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