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의 말말말]



따스한채움터에 대해 "나 할 말 있소!"



<정리 : 이은기 / 홈리스뉴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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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전자회원증 제도의 도입 이후, 홈리스 당사자들 사이에서 서울시립 따스한채움터 이용을 둘러싼 무성한 소문들이 나돌고 있다. 홈리스행동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따스한채움터의 운영을 정상화할 것을 요구하고자 따스한채움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조사를 수행하였다. 조사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문제제기'를 이번 홈리스뉴스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2013년 따스한채움터 관련 의견조사 시 나왔던 이야기들이 그대로 반복되는 건 '안 비밀'이다.


 


 죄수 밥보다 못한 밥


김씨(가명, 거리 노숙) : 밥이 죄수 밥보다 못한 것 같아서 인터넷에 올리려고 했는데 (사진을 찍으려다) 걸렸어요. 자유로운 세상에서 교도소보다 못한 밥을 먹는다는 건 솔직히 사람을 교도소 인간보다 못하는 취급하는 거야.


홍씨(가명, 거리 노숙) : 한 번은 밥 먹다 머리카락이 나온 적이 있었어. 얘기하면 사람들 밥 먹으러 안 올 거 아냐. 나부터 못 먹겠는데 누가 좋아하겠어요. 그래서 나오면서 아저씨, 사람 음식 만들 때, 이것 좀 빼고 만드시라고 했죠.


류씨(가명, 거리 노숙) : 반찬을 조금씩밖에 안 줘요. 고기 볶아서 주기도 하는데 많이 달라고 하면 뒤에 사람들 못 먹는다고 많이 안 주더라고요. 약간 부족한 느낌이에요. 나중에 먹는 사람들은 고기도 없이 국물만 먹기도 하고 그래요.

    

 


존중이 없는 공간


이씨(가명, 거리 노숙) : 냄새난다고 못 들어오게 해요. 쫓겨난 날에는 돌아와서 배를 참고 (따지는 건) 안 해요. 내 몸에서 냄새나는 건 사실이니까, 내가 신체가 약하고 노숙하니까는. 지금 가방을 네 번째 도둑맞았어요. 옷 다 도둑맞고. 그러니까 갈아입을 옷이 없는데, 낸들 어떻게 하겠어요.


박씨(가명, 거리 노숙) : 예배 참석한 사람부터 예배 끝나고 앉아있으니까. 참석 안 하면 줄 서서 뒤에서 먹어야 하고. 나도 교회 나가지만 마음에 안 들어요. 한 끼 간절한데 그렇게까지 줄 필요 있나. (...) 그리고 젓가락 한 번도 받아본 적 없어요. 숟가락 끝에 포크 같이 이렇게 되어 있거든요? 인원이 많으니까 일하는 사람들이 설거지하기 좀 그러지 않습니까? 이해는 가는데, 인간적인 모멸감을 받죠. 개도 아니고 돼지도 아니고. 개돼지는 입으로 먹고 사람은 숟가락, 젓가락으로 먹는데 숟가락 하나만 가지고 먹으면 개, 돼지와 사람 사이가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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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12월, 따스한채움터 이용자가 직접 적은 개선요구 메모. "숟가락을 소독해야 한다", "젓가락이 없어 불편"하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7년이 지금 현재,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진출처=홈리스행동>


 

잘 곳이 있어도 채움터를 찾는 이유


최씨(가명, 지인 집) : 지인 집에서 (얹혀) 지내지만 먹는 것까지 (얻어) 먹을 순 없어서 채움터로 가게 됐어요. 그런데 처음에 가니까 여자분들은 여기 오면 안 된다고 했어요. 나도 그러려고 했지만, 다음날 밥 먹을 데가 없으니까 또 가게 되더라고요. 내가 볼 땐 여자분들도 진짜 어려운 사람들 많이들 왔는데 너무 직원들이 오지 말라 하니까 많이 줄기는 줄었더라고요.


황씨(가명, 고시원) : 김치하고 밥하고만 먹을 수가 없잖습니까. 며칠 먹으면 속에서 받지를 않아요. 그리고 빈혈이 금방 생겨버리더라고. 고시원에서 한 번 반찬을 사다 놓고 먹어봤는데 반찬값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더라고. 20만 원 정도 들어가는데 돈을 좀 버는 사람에 고시 밥을 먹지. 고시 밥 먹기가 조금...


윤씨(가명, 임대주택) : 요리를 할 줄 몰라서 급식소에서 밥 먹고요. 제가 속앓이 자주 하니까 반찬 골고루 나오는 식사를 잘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급식소를 가게 됐어요. 돈이 많으면 모르겠는데 돈이 적으니까.

  

  

전자회원증? 이상하게 생각이 들더라고


류씨 : 입구에서 전자카드를 찍고 들어가는 사람은 바로 밥 먹는 데로 앉힙니다. 없는 사람들은 무조건 대기실에 가서 있다가... 카드 있는 사람을 우대를 해주고 카드 없는 사람은 만들기 위한 유도로 하는 건지. 유도를 해도 안 만드는 사람들이 있어요. 여러 가기 복지혜택을 받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수급이나 그런 거에 좀 제약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까요. 다른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그런.


홍씨 : 만들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거 안 하면 밥을 못 준다고 하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만들었는데 노숙자인 게 퍼져 나갈까 봐 안 만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카드 만들고 하면 노숙자라는 게 확인되고 노숙자라고 소문이 날 거 아닙니까.


황씨 :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이 들더라고. 밥 한 끼 먹고자 하는데 카드를 만들어서 신분 노출을 다 해야 하느냐. 만들긴 했는데, 신분이 여기저기 노출되면 다른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지금은 사용 안 해요. 밥 먹으러 갈 때 전자카드 찍지 않습니다. 차라리 이름하고 생년월일을 적지.

    

 

이런 채움터를 바란다


박씨 : 서울시청이나 부산시청 구내식당이라든지 경찰서, 구청 구내식당처럼. 나도 가보니까 자유스럽게 오래 앉아서 커피도 한잔하고 갈 수 있고. 내 마음대로 푸고 뷔페식으로 하고. 그걸 지향을 해서 그런 식으로 하면 좋겠어요.


김씨 : 공무원 많잖아요. 복지과, 가정지원과 같은 데서 점심, 저녁때 와서 어떻게 하는지 봤으면 좋겠어요. 본 걸 반영해서 제가 갔을 때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어디 단체에서 왔는데 불만이 많았습니다하면 나아지지 않을까요?


황씨 : 사람이 못 먹을 정도로 김치 한두 개 정도 놓고 가는 질이 아주 나쁜 업체도 있어요. 그런데는 좀 안 왔으면 좋겠어요.


■ 배(가명, 거리 노숙) : 영양사가 제대로 있으면 좋겠어요. 암만 급식소래도 영양사랑 조리사가 있어야 되는 거예요. 만약에 음식 같은 거 잘못 되면 어떻게 할 거예요? 한여름 같으면? (...) 음식을 언제 만들었는지도 지금은 몰라요.


*서울시는 올해 예산계획을 제출하면서 따스한채움터에 '영양사'를 채용할 계획이라 밝혔다. 현재는 실제 채용이 이루어진 상황이다. 그러나 민간이 외부에서 조 음식을 가져와 제공하는 운영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영양사가 있다 한들 제 본연의 직무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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