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방역지침 지키겠다는 드라이브스루집회까지 처벌하겠다는 건 
행정권 남용, 정부는 모이고 말할 권리를 보장해야



로나신종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틈탄 정부의 과도한 인권침해가 우려된다. 문재인정부는 코로나19를 명분삼아 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등 시민의 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 전국의 인권시민노동사회단체들은 줄곧 정부의 조치가 기본권의 최소침해원칙, 비례성의 원칙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최근 감염병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보수우익세력들의 개천절 집회를 원천봉쇄하는 정부 방침은 심각한 인권침해이자 행정권 남용이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 49조 1항 2호에 감염병의 예방조치 중 하나로 집회 금지가 포함돼 있더라도 그것이 '모든 집회'의 '전면금지'를 뜻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현행 감염병예방법에는 집회 금지의 기준과 절차, 기단 등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법의 공백이 행정권력의 남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의 집회 대응 발표는 시민들의 모일 권리와 말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기에 매우 우려된다. 9월 27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불법집회 참여자는 현장에서 즉시 검거하고, 운전면허 정지 등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며 개천절에 예고된 보수우익단체들의 집회를 원천 봉쇄를 선포했다. 이는 지난 9월 25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말한 “차량 집회 운전자에 대해 현행범 체포, 벌금 부과 등의 처벌을 내릴 것”이라는 발표의 연장선이다. 구체적으로 경찰은 서울시 경계부터 도심까지 검문소 95개를 운영하고, 주요 교차로에 경찰관을 배치하여 차량 집회, 시위 참석 예정자들의 도심 진입을 사전 차단하고, 차량 시위 참가 운전자는 현행범 체포, 벌금 부과 등으로 처벌하며, 운전면허를 정지하거나 취소할 것이라 밝혔다. 이는 명백한 공권력 남용으로처벌 근거도 억지스럽다. 이른바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차량행진은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로 규율하기도 어렵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더라도 차량 안에 있는 운전자들은 다른 차량에 있는 운전자와 떨어져 있어서 물리적 거리두기가 충족되어 감염 확산과는 거리가 멀다.


감염병이라는 공중보건의 위기 속에서 집회의 권리를 제한하더라도 전면적으로 집회를 금지하며 모이고 비판할 권리마저 원천봉쇄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는 클레멍 불레 유엔 평화적 집회 및 결사 특별보고관이 4월 14일 발표한 코로나시기의 집회결사의 자유에 관한 10대 원칙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10대 원칙에는 “공중 보건 비상사태가 권리 침해의 구실로 사용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 “위기가 일반적인 권리나 평화로운 집회와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억압하는 구실로 사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분명하게 강조되어 있다.


정부가 헌법과 법에 명시된 권한을 넘어선 조치를 공공연하게 발표하는 것은 보수우익세력의 815집회 이후 벌어진 코로나19의 확산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정부가 간과한 것 중의 하나는 정부의 조치가 인권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중보건의 위기라도 사회적 존재인 우리에게는 생명만 부지하는 것만이 아니라 존엄한 인간으로 살기 위해 다양한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다. 아무리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것을 명분으로 할지라도 차량시위까지 막는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다. 정부는 집회참가자들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착용과 손소독 등 참가자들의 방역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행정적 조력을 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발언의 배경에는 극우보수세력, 극우개신교 집단의 참가자들이 저지른 인권침해적 행위를 경험하면서 이들이 방역을 거부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들이 지난 815집회 당시 경찰이나 간호사들에게 침을 뱉고 코로나19 검사 및 역학조사를 거부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그러나 그 행위를 한 개인들을 규율할 문제이지 집회를 전면금지할 사항은 아니다. 극우보수세력들이 안전을 위한 방역지침을 지키며 차량행진을 한다면 집회를 전면 금지하거나 처벌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이번 계기로 정부가 시민들의 집회는 금지하면서 여전히 철거지역에서는 경찰과 용역경비를 동원해 근접한 물리력 행사를 하는데도 이에 대한 어떠한 제재도 하지 않았던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나고 감염병예방이라는 행정집행의 일관성조차 없었던 정부의 행태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농성하던 상인들을 쫓아낼 때도, 한국마사회 문중원열사의 추모공간을 부술 때도 경찰과 철거용역은 어떠한 안전조치도 없이 감염병예방법을 들이밀며 철거했던 사실을 잊을 수 없다. 


이러한 이중 잣대가 개천절 보수우익의 차량집회에 대한 방침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아 매우 우려된다. 극우보수세력들이 현 정부를 비판할지라도, 우리 인권시민단체들은 보수 세력들의 비판내용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모이고 말할 권리를 원천 차단해서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우리는 정부가 불안을 근거로 인권의 기준을 아래로 낮출 것이 아니라 안전할 수 있는 인권보장정책에 대해 더 고심하고 힘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방역과 집회의 권리는 대립하지 않는다. 방역을 하면서 집회를 할 수 있도록 행정적 조치와 도움을 주는 것이 경찰이 할 일이다.


2020년 9월 29일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민주주의법학연구회, 국제민주연대, 비정규직이제그만1100만공동투쟁, 데모당,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평등교육실현을위한 전국학부모회,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정의당청년당원모임 모멘텀, 평등노동자회, 녹색당, 사회변혁노동자당, 더불어삶,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영등포산업선교회,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원불교인권위원회, 형명재단, (사)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전국학습지노조,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전산업개발 발전본부,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아시아나 케이오지부,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철도고객센터지부,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지부, 서울공공서비스지부, 기륭전자분회, 성서공단노동조합, 자동차판매연대지회, 서울지역공무직지부, 기아차화성비정규직지회, 거통고조선하청지회, 구속노동자후원회, 홈리스행동, 장애여성공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인권교육센터 들,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서울인권영화제, 광주인권지기 활짝 (전국 51개 인권시민노동사회단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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