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의 시선]


31년 만에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안정적인 주거권 보장으로의 한 걸음 떼다 



<홍수경 / 홈리스뉴스 편집위원>


▲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은 지난 31년간 주거시민단체들이 세입자들과 함께 주거권 보장을 외쳤기에 가능한 것이였다. 사진은 2019년 10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주거시민단체와 종교계·노동계·학계 등 각계각층의 단체들이 모인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 출범 모습이다. <사진출처=홈리스뉴스 편집부>

지난 7월 30일,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1989년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세입자에게 2년의 계약 기간을 보장하기 시작한지 무려 31년만 이루어진 개정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국민 주거생활의 안정을 보장함’을 목적으로 주거용 건물의 임대차에 관한 특례를 규정한 법률이다. 하지만 법의 취지가 무색하게도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기울어진 임대차권력관계의 지형에서 세입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임대차 3법인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인상률상한제 ▲전월세신고제가 도입됐다. 앞으로 어떤 것이 달라질까? 우선 계약갱신청구권의 도입으로 2년 계약이 끝나면 이전과 같은 조건으로 1회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2년의 계약 기간이 종료됐을 때 집주인이 이사를 요구하면 세입자는 말 한마디 못하고 방을 빼야 했지만 이제 최소 4년(2+2)간은 주거 안정성을 보장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전월세인상률상한제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월세 보증금이나 월세 인상 요청 시 직전 계약액의 5% 초과 인상할 수 없게 되었다. 또 임대차 계약 때 보증금과 임대료, 임대 기간 등 계약 정보를 지자체에 신고·공개하는 전월세신고제를 통해 전 세입자의 보증금이 얼마였는지, 주변 시세는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세입자는 집주인과 임대료 협상을 할 수 있게 됐다.


임대차 3법 개정은 세입자의 안정적인 주거권 보장을 위한 한 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세입자의 평균 거주기간이 3.2년(2019년 주거실태조사) 수준임을 고려하면 이번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으로 보장된 4년(2+2)의 거주 기간은 세입자의 주거 안정성을 확보한다고 보기엔 아쉽다. 이 외에도 1회의 갱신권 행사 후 신규 계약할 때,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할 때 임대료를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한계도 있다. 또 0%대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최대 5%의 전월세인상율상한제는 임대인의 과도한 불로소득을 인정하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집값이 전세금 이하로 떨어져 집을 팔아도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깡통 전세에서 세입자의 보증금 피해를 막을 방안은 임대차 개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러한 한계점들에서 이번 개정은 끝이 아니라 평등한 임대차 관계를 위한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외부로부터 보호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주거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주거는 철저히 시장에서 잘 팔리는 ‘상품’으로써 수요와 공급 논리에 맡겨져 왔다. 그 결과,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 가구는 106만 가구(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 2019)에 달하고 고시원, 고시텔, 숙박업소 등 비주택에 살아가는 사람도 37만 가구에 이른다(국토교통부 주택이외의 거처 주거실태조사, 2017). 이런 집 같지 않은 집에서도 세입자들은 ‘여기서 나가면 주거를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려왔다. 임대차 3법 개정은 세입자가 집에서 쫓겨나지 않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 30년간 집주인의 ‘방 빼’라는 한마디에 집에서 나가야 했던 세입자들과 주거시민단체들이 함께 주거권 보장을 외쳤기에 가능했다. 앞으로 임대차 3법 개정을 발돋움 삼아 보편적인 주거권 보장과 평등한 임대차 관계가 당연한 상식이 되는 사회를 다양하게 상상하고,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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