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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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54
2020.08.26 (19:19:14)



남산에서



<김성배 / 청파동 쪽방 주민>

   
오랜 세월을 잘도 속였지
속으로 속으로만 쑤셔 넣어, 흘러 흘러
움푹 패인 상처투성이
꾸부정한 능선을 휘감아 타고 돌아
앞이 어디고 뒤가 어딘지 겨우 겨우
울음을 멈추었네

누가 훔쳐볼세라
공룡알 같은 아픔을
새알 만 한 가슴속에다 묻고, 또 그렇게 덩그러니
홀로 선 채로
못내 노을을 품는구나

속삭이고 있지만
허공에 사라지고
소리치고 있지만 메아리로 돌아와서
그때서야 알아버렸네

그럴 수 없다는 것을
금방 울어버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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