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빈곤 반걸음] 은 현안에 대한 반(反)빈곤 단체들의 입장과 견해를 전하는 꼭지



가난하지만, “건강하고 문화적인 삶이어야 한다

기준중위소득 인상으로 기초생활수급비 현실화해야


<정성철 /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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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중위소득은 가난한 사람들의 삶과 연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기준중위소득에 따라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자와 수급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5년부터 기준중위소득을 복지제도의 선정기준, 어느 정도의 소득 아래에 있는 사람을 복지제도의 대상으로 포괄할 것인지를 정하는 기준선으로 사용하고 있다. 더불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는 기준중위소득의 30%를 최대 급여액으로 정하고 있어, 수급자들의 일 년, 한 달, 하루의 삶과 연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사안임에도 기준중위소득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기준중위소득, 어떻게 결정되는가?

통상적으로 중위소득은 해당 국가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소득을 일렬로 줄 세웠을 때 가운데 있는 사람의 소득을 의미한다. 그리고 언론에서 언급하는 빈곤층은 기준중위소득의 50% 이하 소득으로 한 달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차상위까지 빈곤층에 속한다. 하지만 기준중위소득은 개념 그대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준중위소득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기준중위소득의 인상률은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라는 지표를 활용하여 결정된다. 다음 해 기준중위소득을 매년 7월 말까지 보건복지부 장관, 각 정부 부처 공무원과 연구자 등 전문가로 구성된, 수급 당사자는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결정하여 발표한다.

  

기준중위소득의 인상률은 지난 4년 평균 2.09%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최저임금 인상률 9.37%와 비교하면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중위소득은 사람들의 소득을 일렬로 줄 세워 가운데 있는 사람의 소득이라고 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최저임금이 상승하면 기준중위소득도 상승해야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들이 많아서일까? 해고되는 노동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서일까?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 아닌, '예산'을 근거로?

서울시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대책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의 대상을 기준중위소득의 100%이하로 발표하면서 기준중위소득이 화제에 올랐다. 2019년 기준중위소득은 1인 가구 기준 174만원이다. 소정근로시간에 의한 최저임금만 받아도 월 179만원의 임금이 책정된다. 최저임금만 받아도 기준중위소득의 100%를 넘는다니, 사람들은 분노했다. 기존 복지제도가 필요해서 동사무소를 찾아갔지만 소득이 조금 있어서, 찢어지게 가난하지 않아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가난한 사람들의 모욕적인 경험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확장된 것이었다.

    

기준중위소득이 이렇게까지 낮게 책정된 이유는 명확하다.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이 사회적 논의나 과정의 공유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되어 발표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19년 올해 생계급여는 1인 가구 기준 52만원에 불과하다. 기초생활보장법에는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에 필요한 비용으로 급여를 정해야 한다고 쓰여 있지만, 하루 식비로 책정된 금액은 6,650원에 불과하다. 기준중위소득이 수급자들의 삶이 아니라 예산 논리에 맞춰 결정되어 온 결과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삶과 권리는 저울질의 대상이 아니다

2021년 기준중위소득 결정시기가 다가왔다. 내년 기준중위소득의 필요인상분은 10%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날 인상률을 계속 억눌러왔기 때문이다. 매년 기준중위소득 결정시기에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이 중앙생활보장위원회 회의장으로 향한다. 올해 역시 첫 번째 회의에 찾아갔지만 경찰에 막혀 들어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계속 찾아가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가 예산에 밀려서는 안 되며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 예산과 동등한 위치에서 저울질 되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법에서 정하는 문화적인 삶은 고사하고 건강한 삶마저 지킬 수 없는 수급비를 현실화하라는 기본적이고 당연한 몫을 찾기 위한 행동에 함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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