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주거취약계층 위한 지원주택 사업 본격화
장애인, 노숙인, 정신질환자 대상 … 공급 물량 등 여전히 우려점 많아


<홍수경 / 홈리스행동 회원, 인권지킴이 활동가>


지원주택이란 무엇인가?

▲  2019년도 지원주택 입주자모집 공고문 <자료출처=서울주택도시공사>


지난 8월 21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홈페이지에 공고를 내고 9월 3일부터 10일까지 지원주택 입주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지원주택은 주거유지지원서비스와 함께 공급되는 임대주택이다. 여기서 주거유지지원서비스란 지원주택 입주자가 독립적이고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거와 함께 제공되는 서비스를 뜻한다. 지원 서비스 제공 기관은 노숙인, 장애인 등 입주 대상자의 개별 특성에 따라 은행업무 같은 일상생활 지원부터 투약관리나 알코올중독 치료 같은 의료서비스, 분노조절 등 심리정서 치료까지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지원주택은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기존의 격리와 시설 수용 중심적 복지방식에서 벗어나 주거취약계층에게 주거와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여 지역사회에서의 독립적인 주거생활을 유지하도록 도모하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 기존의 주거복지 사업이 (별도의 특별한 지원서비스가 없어도) 독립 주거생활이 가능한 인구에만 초점을 두었다면 지원주택은 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인 주거유지가 가능한 인구에게까지 주거복지사업의 대상 범위를 넓히는 것에 그 의미가 있다.


서울시는 지원주택 사업 본격화에 앞서 사업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제도적 기반 조성을 위해 지난 2년 간 장애인, 정신질환·알코올 의존증 홈리스, 정신질환자대상으로 총 50호를 공급하는 시범사업 진행했다. 서울시 지원주택 시범사업 성과평가에 따르면 입주자들은 지원주택에 거주하며 주거안정성, 정신·신체적 건강 등이 향상되고, 독립 생활이 강화되고 사회적 관계가 확대되는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양적, 질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지원주택은 누가 제공하는가? 입주 대상자는 누구인가?

지원주택은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다세대주택 등을 매입해서 입주자 특성에 맞게 리모델링 후 입주자 모집을 거쳐 공급한다. 입주 대상자는 장애인, 정신질환·알코올 의존증 홈리스, 정신질환자, 노인으로 소득 및 자산 기준, 주거취약성, 지원서비스(돌봄) 필요성 등을 고려해 대상자를 선정한다. 지원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문에 따르면 홈리스의 경우 지원 대상 조건은 “노숙인종합지원센터 또는 일시보호시설의 서비스 이용·관리기록이 총 3개월 이상이거나, 노숙인 생활시설(재활‧자활‧요양)에서 총 1년 이상 거주한 노숙인으로 정신질환 또는 알코올의존증 진단을 받은 자(이중진단 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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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밝힌 지원주택 입주자 선정 절차 <자료출처=서울시 지원주택 사업설명회 자료집>


지원주택의 보증금과 임대료는 얼마인가?
지원주택 임대료는 시세의 30% 수준으로 최장 20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 가능하다. 지난 8월 서울주택도시공사에 올라온 공고문에 따르면 정신질환·알코올 의존증 홈리스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주택의 보증금은 300만원, 임대료는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30만원 선이다. 기본적으로 주택유형별 임대조건을 따르지만, 임대료·보증금 비율은 입주자특성을 감안, 조정 가능하다.


홈리스 대상 지원주택, 충분히 많이 공급되고 있는 것일까

서울시가 서울시는 지원주택을 올해 2016호 공급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매년200호씩 추가해 4년간 총 816호의 지원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서 홈리스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주택은 2019년 100호이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매년 60호를 신규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서울시가 목표로 한 노숙인 지원주택 보급수는 충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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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주택의 입주자격은 주거우선 및 서비스의 필요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 만큼 지원주택의 공급량을 정하기에 앞서 수요자의 규모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서울시가 지원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전체 홈리스 파악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고 그 가운데 지원주택이 필요한 정신질환·알코올 의존증, 장애인 등의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서울시는 거리와 노숙인 시설에 한정해서 홈리스의 규모를 추정하고 있다.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 서울시가 파악한 지원주택이 필요한 홈리스의 수는 114명(정신질환 62명, 알코올 의존증 52명)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쪽방, 고시원, 여인숙, 만화방,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등 적정 주거가 아닌 열악한 거처에서 생활하는 홈리스의 수는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2016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6년도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 결과를 참조해 거리, 시설, 쪽방 지역에서 1년 이상 거주한 홈리스 중 장애인, 노인, 정신질환자의 비율을 가지고 지원주택 수요자의 규모를 예측할 경우, 최소 2,070호 이상은 공급되어야 우선순위에 있는 홈리스가 주거위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또한 거리, 시설, 쪽방에 거주하는 홈리스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고시원, 여인숙 등에서 거주하는 주거취약계층은 누락되었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실태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수요자의 규모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서울시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최소 2,000호 이상의 지원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되, 홈리스에 대한 전수조사 및 정확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우선순위 및 실수요를 파악하는 것을 우선시해야할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 여전히 ‘시설보호’ 틀에 갇힌 서울시의 지원주택사업


<안형진 /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 홈리스뉴스 편집위원> 


지난 6월,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원주택 공급계획을 알리며 “지원주택을 통해 시설보호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인 생활을 할 기회를 확대하는 복지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지원주택 사업을 기점으로 (기존 시설수용 중심의 ‘주거준비’ 모델에서 벗어나) ‘주거우선’ 모델로 정책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 지원주택 입주자 공고문을 찬찬히 훑다보면, 시의 “새로운 패러다임” 운운이 그저 말의 성찬에 불과하다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이다.


지원주택 입주자모집 공고에 따르면, ‘노숙인 유형 지원주택’을 신청하려는 자는 입주신청서와 함께 시설장의 추천서를 반드시 제출해야만 한다(제출된 추천서는 입주자 선정과정에서 심사 자료의 하나로 활용된다). 정식 입주심사가 이뤄지기도 전에 시설을 통해 ‘입주 적합 여부’를 검증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시설이용 경험이 거의 없는 홈리스의 경우 입주신청 초입단계서부터 높은 진입장벽에 봉착하게 되는 셈이다. 더욱이 추천서 상에 “입주신청자의 주택제공 이후 자립가능성”을 기재토록 한 점을 보면, 사업의 성과관리를 위해 대상자를 선별할 가능성 역시 다분해 보인다. 다시 말해, 비용효과성의 논리로 서비스 대상자(입주 희망자)의 ‘필요’가 짓밟힐 수 있다는 얘기다. 알다시피 이는 정책학 연구자들이 ‘시설보호’ 정책의 가장 큰 폐단으로 지목해 왔던 부분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새로운 패러다임”, “수혜자 맞춤형 모델” 따위의 기름기 다분한 말들만 늘어놓을 게 아니라, 자신의 번지르르한 말들과 부조화할 수밖에 없는 구체 사업내용부터 다시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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