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은 홈리스 대중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정책, 제도들의 현황과 문제들을 살펴보는 꼭지


“홈리스를, 홈리스에 의한, 홈리스를 위한” 노숙인복지법 개정논의가 필요하다


<홈리스뉴스 편집부>


5p.jpg유명무실한 노숙인복지법

「노숙인복지법 개정을 위한 정책 진단과 과제」 세미나가 2017년 11월 23일(목)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되었다. 2012년 노숙인복지법 시행이후 3차례의 법 개정이 있었고, 현재 6개 의안이 계류되어 있다. 본 세미나에서는 법 시행 이후 노숙인정책의 변화와 6개 계류의안을 살펴보고 어떤 부분에서 실제적으로 개정이 필요한지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발제를 맡은 김준희 연구원(한국도시연구소)이 노숙인복지법 정책 과제로 제시한 5가지를 살펴보자.


첫째는 노숙인복지법의 법제명부터 ‘노숙인 등’이 아닌 ‘홈리스’로 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노숙인 등’의 ‘등’이 법과 정책이 포괄해야 하는 대상을 대표할 수 없으며, 정확한 홈리스의 규모와 실태를 파악하고 이들을 정책 대상에 포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개념 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홈리스의 인권보장을 강화하고, 자립・자활이데올로기를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의 미비한 복지체계에서 자립·자활이라는 목표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며,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주거 및 고용지원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히려 이런 이데올로기로 장애, 질병, 정신질환, 알코올 중독 등 지원이 시급한 사람이 우선순위에서 배제되는 문제도 발생하므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로는 기존 부랑인과 노숙인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지원체계가 통합되지 않아 지자체별 편차가 심화되는 바, 이를 위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비스 유형과 관계없이 중앙정부에서 책임을 갖되, 지자체별 홈리스 규모 및 재정상태 등을 고려하여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모든 복지서비스 조항이 임의조항이므로 홈리스에 대한 체계적이고 제대로 된 지원대책이 마련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임의조항은 의무조항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하였다.


넷째로는 2016년 복지부의 종합계획 중, <노숙인복지 정책의 원칙>에 ‘기존 시설의 활용과 단계적 전환의 추진(대규모시설→소규모시설→주거지원으로 단계적 전환)’ 포함되어 있듯이 노숙인 시설 수용 정책에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개별 주거지원으로 홈리스 문제 해소를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현재 시범사업으로 운영하는 지원주택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지원주택이 또 다른 시설로 기능하지 않도록 제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다섯째로는 홈리스는 ‘주거’가 중심이 되는 개념이므로 주거지원을 우선으로 하는 해결책을 만들려면 복지부가 주무부처로서의 역할을 주도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여러 부천 간 협의가 중요하지만 특히 홈리스의 예방 및 지원에 국토교통부가 많은 역할을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보건복지부가 스스로 이야기하는 무책임함과 무능력함

이상의 발제 내용에 관한 토론자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최성남 정책위원장(전국노숙인복지지설협회)은 노숙인 발생 예방 및 신속한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것과 대규모 시설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문제에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또 재활이나 요양시설에서 정신보건 전문시설이 아님에도 다양한 문제를 가진 홈리스가 입소해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또한 임대주택 주거공급의 확대 및 지원주거서비스를 제도화하도록 요구했다. 더불어 3개 단체로 나눠진 노숙인시설협회를 아우르는 노숙인복지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전했다.


김명동 정책위원(한국노숙인복지시설협회)은 시설에서 독립을 하기 위한 그롭홈의 필요성 제기 및 복합 문제를 가진 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시설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강조했던 것은 낮은 급여 및 열악한 근무환경, 업무량 증가에 따른 스트레스 등에 놓인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중요시 되는 이용자의 인권만큼, 직원들의 인권과 안전 또한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현 활동가(홈리스행동)는 노숙인복지법 개정안 6개 발의안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보건복지부의 의견을 이들의 입장으로 보고 토론하였다. 노숙인 등에 대한 나이제한(18세 이상)을 지속하는 것은 홈리스라는 정체성이 강한 아동・청소년을 분리하게 되는 결과를 발생시켜 지원을 받을 수 없도록 사각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홈리스 용어 채택에 대한 반대 입장에 대해서는 인식개선을 초월하는 의미로 노숙인 등에서 담지 못하는 보다 넓은 사각지대의 홈리스를 포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제명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복지서비스를 의무규정으로 변경하는 것은 당연하며, 홈리스에 대한 인권보장은 공권력 및 다양한 행위자까지 제제할 수 있어야 하다는 것, 지원주택은 주거지원의 한 유형으로 명시되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개진하였다.  


이병훈 회장(노숙인복지실천협회)은 시설 내 장애 및 고령 노숙인을 위한 24시간 케어시스템을 확보하고, 의식주 및 의료지원 시스템을 위해 장애등급 및 정신질환에 맞는 적절한 인력보충이 필요함을 이야기 했다. 또한 대형시설 내 종사자들의 업무환경의 어려움, 종사자의 소진 문제 등을 토로하며, 실무자들을 위한 섬세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완복 사무관(보건복지부 자립지원과)은 노숙인 시설의 예산을 들며, 종사자들의 인건비 인상을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였다. 인력배치 기준에 대해서는 예산이 그만큼 수반되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현재 50명당 1명을 25명당 1명으로, 조리원은 1명을 2명으로 시행규칙을 개정하기 위해 진행 중이라고 하였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보건복지부의 입장과 의견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보건복지부에서는 문서로 된 토론문을 제출하지 않았다. 그리고 구두로 발표한 짧은 토론 내용은 발제문과 아무런 관련 없는 시설의 인력배치 조정에 관한 것이었다.


한편의 촌극으로 끝나버린 토론회

보건복지부의 마지막 토론을 끝으로 청중의 질문과 의견개진이 있었다. 홈리스의 복지 개선을 위한 의견과 당사자들의 의견을 담아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리라 여겨졌다. 그러나 발언권을 얻은 대다수가 재활・요양시설 종사자들로 각자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시설 내 인력배치 충원, 예산 확보, 인건비 인상 및 종사자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것들이 주를 이루었다.


노숙인복지법은 제1조(목적)에서 “노숙인 등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호하고 재활 및 자립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여 이들의 건전한 사회복귀와 복지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3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노숙인복지법 토론회는 법의 목적을 망각한 채, 홈리스복지에 앞장서야 하는 시설이 당사자를 외면하며 자신의 보신에 힘쓰고, 그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임기응변으로 점철된 한편의 촌극으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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