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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랫마을 홈리스야학 사람들에게 묻다 “당신에게 추석은?”

<홈리스뉴스 편집부>


기나긴 대국민의 명절,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추석이란 음력 팔월 보름을 일컫는 말.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며, 팔월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연중 으뜸 명절이다.

이에 아랫마을 홈리스야학의 반짝이, 림보, 꺽쇠, 세시봉, 가을이 오순도순 모여 추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다. 우리들에게 추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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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추석’하면 생각나는 것은?


세시봉: 보름달, 송편, 제사, 가족단위로 모이는 것. 떨어져서 1년 만에 만나는 사람도 있고, 6개월 만에 만나는 이도 있는데, 가족단위로 만나는 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없는 사람은 참…. 완전히 우리 사회 구조가 그렇게 되었네. 빈부차이가 그렇게 벌어져버렸어.


가을: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반 이상이 추석날 가족과 모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대요. 요새는 가족이라는 관계가 예전보다 끈끈하지 않다보니까 오히려 추석연휴동안 개인생활을 즐기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꺽쇠: 근데 추석이 없으면 안돼요. 큰 명절이니까. 없는 사람들도 가긴가요. 가서 오손도손 이야기도 하고…. 근데 추석 때 보면 너무 허전해. 맨날 허전하고 추석 없는 날이 나은 것 같은…. (거리가) 썰렁해버려.


림보: 서울역이나 그런데 보면 (사람들이) 명절 때 많이 내려가는데, 거리에 있는 사람들 도 (고향에) 가고 싶죠. 하지만 처지가 안 좋으니까 가고 싶어도 못 가고. 아예 추석이 없었으면 하는 거죠…. 근데 시대가 바뀌다보니까 나 홀로 가족도 늘어나고 혼자 있고 싶은 마음도 있고 가족을 멀리하더라고. 사람들이.


Q. 아랫마을에서 추석마다 진행하는 음식 만들기는 어떤가요?


반짝이: 여럿이 모여서 음식 만드는 게 좋죠. 좋고 기분이 나고. 사람들 많이 와서 가족처럼 음식 만드니까 그게 좋아요.


꺽쇠: 아랫마을 같은 경우는 일단 모르는 사람들도 많이 와요. 그러니까 더 친밀감 있게 대화도 나누면서, 전 부치고 술 한 잔도 하고. 그게 참 더 친근감 있게 느껴지더라고…. 전 부치면서 그 다음날 와서 차례를 지냈어요. 뿌듯하더라고요.


세시봉: 아무래도 외로움을 잊어버리죠. 서로 얘기하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림보: 영등포에 있을 때 전을 부치고, 그 다음날 아침에 상 차려놓고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차례지낼 때…. (옛)생각이 많이 나죠.


Q. 추석으로 2행시를 짓는다면?


림보: 추= 추석이 다가오면 / 석= 석양을 보며 달을 보며 소원을 빈다.


꺽쇠: 추= 추석이 돌아오면 / 석= 석양을 보며 건강을 빈다.


반짝이: 추= 추석이 다가오면 / 석= (추)석 음식을 만들고 서로 같이 먹는다.


세시봉: 추= 추억으로 생각하고 / 석= 석 달 동안 열심히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란다.


가을: 추= 추석에는 / 석= 섭섭한 마음 잊어버리고, 풍성한 한가위 되길~


Q. 보름달을 보며 빌고 싶은 소원이 있다면?


림보: 달을 보면서 생각하는 건, 좋은 인연 만나서 남은 인생 행복하게 잘 사는 것.


꺽쇠: 임대주택에도 들어가고 처갓집에 명절 때 가서 뵙고 싶어요.


세시봉: 홈리스 선생님 생각도 많이 나고 선생님들의 건강과 학생들의 건강을 많이 생각해요. 많이 건강해졌으면 하는 생각밖에 안나요.


반짝이: 소원은 우리 신랑 맨날 다리 아프다니까. (또) 집에만 가면 머리가 아프대요. 아프지 말아야 하는데 나도 마음 아파요.


누군가에게는 즐겁고, 누군가에게는 고되고, 누군가에게는 쓸쓸한 추석. 추석이라는 명절아래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감정들을 숨기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래도 우리들에게 추석이란, 전 부치고 합동차례를 지내는 시끌벅적하고 끈끈한 나날들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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