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홈리스]는 미국, 유럽 등 세계의 홈리스 소식을 한국의 현실과 비교하여 시사점을 찾아보는 꼭지

감춘다고 없어지지 않는 홈리스

<검치 / 홈리스뉴스 편집위원>

매도 먼저 맞으라는 말이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두려워 미루다 보면, 나중에는 더 해결하기 어려워진다는 뜻이지요. 홈리스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리 홈리스들은 지금도 이미 심각한 위기상황에 놓여있지만, 이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정부는 오히려 문제를 축소하거나 외면하려고만 합니다. 영국의 경우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나자 결국 정부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세계의 홈리스에서는 최근 영국에서 불거진 홈리스 문제와 그 해결책으로 나온 「홈리스 감소법」을 소개해 드립니다.


홈리스는 갑자기 늘어나지 않았다

▲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2041년 영국의 홈리스 수는 현재의 두 배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거리 홈리스와 시설 이용자 뿐만 아니라,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고시원이나 쪽방에 사는 사람들의 수 역시 크게 늘어난다고 합니다. 영국 정부가 지금 상황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사진 출처=가디언 2017년 8월 10일자 기사)
최근 기사에 따르면, 영국의 홈리스 수가 2041년에는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거리 홈리스의 경우에는 4배 이상으로 늘 것이라고 합니다. 약 20년 뒤에 두 배가 된다니,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분명한 것은 홈리스의 증가가 갑작스럽게 기사에 오를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영국에서 지난 5년 동안 집을 잃은 가구는 그 전에 비해 33%나 늘었다고 합니다. 지난 7년 동안 정부와 비정부기구, 민간업체가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하는 사회주택의 건설은 97%나 낮아졌으니, 신규 주택은 거의 없었던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또 향후 3년간 사회 주택 37만 채도 사라질 위기에 있다고 합니다.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사태의 심각성을 꾸준히 경고해 왔지만, 문제가 이렇게 심각해진 것은 자신들의 경고를 듣지 않은 정부의 잘못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정부가 정신을 차리고 더 많은 공적 주거와 질 좋은 홈리스 시설, 그리고 홈리스 복지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저 통계는 정말로 사실이 될지도 모릅니다. 결국 ▲홈리스 문제를 개인이 아닌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홈리스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는 것은 물론, ▲홈리스가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도 내놓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빈곤 예방책,「홈리스감소법」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홈리스 감소법>입니다. 이 법이 기존의 법과 다른 점은 홈리스 문제의 ‘예방’에 집중한다는 겁니다. 홈리스가 될 위기에 있는 시민을 미리 돕고 그들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법입니다. 지금 돕지 않고 나중에 홈리스 상태에 도우려고 한다면 더 많은 돈과 시간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들이 홈리스들을 돕도록 강제하는 한편, 2020년까지 약 8천억 원을 투입하고 필요에 따라 더 지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물론 밝은 미래만이 기다리는 것은 아닙니다. 홈리스를 분류하고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집단을 선별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점은 좋지만, 재원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습니다. 장기적인 지원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는 일일 겁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떤지 자문해 볼 수밖에 없습니다. 심각한 주택난과 홈리스 의 빈곤 문제는 바다 건너 영국만의 일이 아닙니다. 한 해 300명의 홈리스들이 거리에서 죽어가는 동안, 우리나라에서 집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은 2000채가 넘는 집을 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처럼 우리나라도 계속해서 임대료가 오르고, 거리노숙을 막아줄 수 있는 쪽방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쪽방촌이 재개발 구역에 포함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 홈리스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뒤늦게 놀랄 것이 아니라, 이미 심각한 수준인 홈리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빨리 찾아야 할 것입니다. 영국 정부가 뒤늦게나마 홈리스 감소법을 만든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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