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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0 (23:57:23)

올 해 7월 국토해양부(장관: 권도엽)는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쪽방, 비닐하우스 등 정상주택이 아닌 거처에 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주거지원을 강화”할 것을 약속하였다. 노숙인 쉼터․부랑인 시설 거주자까지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복잡한 선정절차의 간소화 및 소형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 업무처리지침’이 전부 개정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런 계획이 주거취약계층의 열악한 주거실태를 개선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우선, 현재 대다수의 지자체에서는 임대주택 입주신청 업무가 마비돼 있는 상태다. 구청 별로 ‘입주자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주거취약계층의 임대주택 입주신청을 받아야하나 아직 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한 지자체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절차를 신속히 하겠다는 취지의 개선이 오히려 사업의 중단을 불러 온 꼴이다. 또 다른 문제는 지나치게 ‘자활’ 이데올로기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입주자 선정 배점기준은 ‘근로’ 항목을 최고 30점으로 여타의 기준에 비해 제일 높게 두고 있다. 그러나 쪽방 주민의 65%가 만성질환가구, 50%가 기초생활일반수급가구, 30%가 장애인가구인 현실에서 이와 같은 기준은 현실과 동 떨어진 것인데, 이로 인해 결국 임대주택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 자명하다. 이는 작년 9월, 민간단체들의 문제제기로 배점 기준을 20점으로 낮춘 지 불과 1년 만에 부활된 것이기도 하다. 또한 국토부는 “쪽방촌 등 비주택 가구 밀집지역 인근의 원룸을 우선적으로 매입하여 단신 비주택 가구에게 집중 공급”하겠다고 하나 여전히 공언에 불과하다. 일례로 주거취약계층이 밀집해 있는 서울 용산구, 중구에는 매입임대주택이 단 한 채도 없는 상태다. 국토부는 비현실적인 ‘자활’ 이데올로기의 강요를 중단하고, 주거취약계층의 현실에 기초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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