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세계의 홈리스]는 미국, 유럽 등 세계의 홈리스 소식을 한국의 현실과 비교하여 시사점을 찾아보는 꼭지


‘트럼프 딸’ 방문에 쫓겨나게 된 거리홈리스


<검치 / 홈리스뉴스 편집위원>

▲  이방카 트럼프의 방문일정에 맞춰, 인도 하이데라바드 시당국은 수천 명의 거리홈리스를 시설에 강제 입소시키고 있다. <사진 출처=가디언 11월 10일자>


시설로 쫓겨나는 거리홈리스

지금 인도의 한 도시에서는 경찰이 거리홈리스들을 잡아서 강제로 시설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 도시의 이름은 ‘하이데라바드’입니다. 하루에만 약 400명의 사람들이 구금되고, 앞으로 6000명 가량이 시설로 보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경찰이 나서서 거리홈리스들을 괴롭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얼마 뒤인 11월 28일에 열리는 ‘국제 기업가 정상회담’ 때문입니다. 이 자리는 매년 투자자와 사업가들이 모이는 회의인데, 올해 인도에서 열리는 회의에는 미국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도 온다고 하네요. 미국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딸을 보내는 것이 외교적인 노력이겠고, 그것을 알고 있는 인도 수상 나렌드라 모디 역시 이번 방문을 앞장서서 환영하고 있습니다.


“어떤 홈리스들은 우리가 자신들의 자유를 빼앗는다고 주장했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말했어요. 당신들을 위한 재활시설로 가는 거니까 스스로에게 좋은 것이라고요.” 어떤 관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지난 2000년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인도를 찾았을 때도, 이곳의 경찰은 홈리스들에게 비슷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  홈리스를 역사 밖으로 쫓아내는 민간경비원의 모습 <사진 출처=세계일보 1월 12일자>


원래 이곳에는 홈리스가 없었다는 거짓말

올해 1월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서울역을 찾았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여러 언론에서 그의 ‘서민 행보’를 보도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편의점에서 생수를 구입하고, 교통카드를 충전하는 모습 말이지요.


그때 서울역 역사 안에 있던 홈리스들은 영하 4도의 추위 속으로 쫓겨나야 했습니다. 당시 서울역 측은 의도적으로 퇴거시킨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관계자인 철도경찰대장은 “원래 겨울철에는 역사 내에 노숙인들이 없다”며 홈리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도 했습니다. 본인들이 보안요원을 시켜 쫓아내 놓고도 말입니다.


왜 ‘귀하신 분’들이 오는 날엔 홈리스들이 쫓겨나야 할까요? 그날 반기문 전 총장은 연설에서 “지난 10년간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가난하고 병들고 압제에 시달려 신음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권과 존엄을 보호하면서 약자를 대변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말을 하기 위해서 사회적 약자인 홈리스들이 또다시 내몰려야 한다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인도에서 ‘국제 기업가 정상회담’이 열리는 기간은 고작 이틀입니다. 그런데도 내년 1월까지, 두 달 동안 노숙을 금지하고 재활시설로 보내는 것이지요.

이쯤 되면 기업가들의 회담이나 이방카 트럼프의 방문은 그저 구실이고, 진짜 목적은 홈리스를 거리에서 ‘보이지 않게’ 만들려는 데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놓고는 한국처럼 “원래 여기는 홈리스가 없었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1056 <홈리스뉴스 122호> 특집 Ⅰ - 2024년 서울시 ‘노숙인 등’ 정책과 예산 훑어보기 파일
홈리스행동
15 2024-03-25
1055 <홈리스뉴스 122호> 홈리스인권 아우성 - 여전히 횡행하는 홈리스 대상 불심검문 파일
홈리스행동
14 2024-03-25
1054 <홈리스뉴스 122호> 기고 - 송파세모녀10주기, 빈곤과 차별 철폐를 위한 추모 행동 파일
홈리스행동
12 2024-03-25
1053 <홈리스뉴스 122호> 인터뷰 - 6% 올랐다는 기초생활수급비, 그러나 여전히 부족하다
홈리스행동
15 2024-03-25
1052 <홈리스뉴스 122호> 진단 - 홈리스에 대한 배제와 축출 제도화한 서울시 의회 파일
홈리스행동
10 2024-03-25
1051 <홈리스뉴스 122호> 특집 Ⅱ - ‘비행 청소년’ 낙인을 넘어, 주거권 주체로서 청소년을 말하다 파일
홈리스행동
8 2024-03-25
1050 <홈리스뉴스 122호> 세계의 홈리스 - 폐기될 위기에 처한 영국의 ‘홈리스 사망자 통계' 파일
홈리스행동
7 2024-03-25
1049 <홈리스뉴스 122호> 김땡땡의 홈리스만평 - 선거가 끝나고, 그가 만나는 ‘국민’은 누구? 파일
홈리스행동
8 2024-03-25
1048 <쪽방신문 19호> 동네소식 - 양동 쪽방 주민회의 바람 파일
홈리스행동
141 2024-03-13
1047 <쪽방신문 19호> 정보 - 2024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변경 사항을 확인하세요! 파일
홈리스행동
138 2024-03-13
1046 <쪽방신문 19호> 정책비판 - 2024년 서울시 쪽방 주민 지원사업 내다보기 파일
홈리스행동
143 2024-03-13
1045 <쪽방신문 19호>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들이 모여 주거권을 외치다 파일
홈리스행동
143 2024-03-13
1044 <홈리스뉴스 121호> 특집 - 2024년, 홈리스를 둘러싼 현실과 전망 파일
홈리스행동
42 2024-02-24
1043 <홈리스뉴스 121호> 진단 Ⅰ - 여전히 ‘거리노숙 근절책’에 머무는 서울시 노숙인 임시주거지원 사업 파일
홈리스행동
33 2024-02-24
1042 <홈리스뉴스 121호> 세계의 홈리스 - 국제금융도시 홍콩의 거리 아웃리치 이야기 (下) 파일
홈리스행동
25 2024-02-24
1041 <홈리스뉴스 121호> 진단 Ⅱ - 노숙인진료시설 지정제도, 올해도 존치 파일
홈리스행동
30 2024-02-24
1040 <홈리스뉴스 120호> 특집 Ⅰ - “말해지지 않는 이들의 죽음, 홈리스의 목소리를 들어라!” 파일
홈리스행동
41 2024-02-06
1039 <홈리스뉴스 120호> 특집Ⅱ - 세상을 떠난 동료를 추모하며 파일
홈리스행동
34 2024-02-06
1038 <홈리스뉴스 120호> 진단 Ⅰ - 쪽방, 장애인이 살 수 없지만, 많은 장애인이 살고 있는 곳 파일
홈리스행동
39 2024-02-06
1037 <홈리스뉴스 120호> 세계의 홈리스 - 국제금융도시 홍콩의 거리 아웃리치 이야기 (上) 파일
홈리스행동
35 2024-02-05
Tag List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