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온증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인천의료원을 규탄한다

홈리스 의료-현장지원체계 개선으로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

 

 

어제(5.16) 다수의 언론을 통해 인천의료원이 지난 1월 21일, 구급대에 의해 응급실로 후송된 환자를 공원 벤치로 이동, 방치하여 사망케 한 사건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최소 하루에 2~3회는 이런 행위가 있었다 한다. 또한 지난해 신분 확인이 어려운 환자(무연고자 진료의뢰)의 내원 기록 960여 건을 확인한 결과, 383건에 대한 진료기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병원 측의 진료 거부가 만연했음을 의심하게 하고 있다. “전국 최초의 보호자 없는 병실 운영”을 자랑하는 인천의료원은, 사실상 보호자 없는 이들을 치료하지 않고 사지로 내몰았던 병원임이 드러났다. 우리는 법률과 조례에 따라 인천시가 전액 출자하고, 지방비를 통해 무상 진료비를 부담할 수 있도록 한 인천의료원이 이와 같이 극악한 행태를 일삼았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환자의 상태가 아니라, 진료비 지불가능성을 치료의 잣대로 삼는 인천의료원의 행태는 인천지역의 홈리스들을 의료 사각지대에 밀어넣는 것에 다름 아니다. 「노숙인복지법」과 「의료급여법」은 ‘노숙인 등’일 경우 ‘노숙인1종 의료급여’로 선정하고, 국공립병원, 보건소 또는 민간의료기관 중에서 지정된 ‘노숙인 진료시설’에서 치료받도록 하고 있다. 즉, ‘노숙인 등’은 지정된 병원만 갈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한 것이다. 현재 ‘노숙인 진료시설’은 전국 259개소인데 이중 210개소는 보건소(보건지소 포함)이고, 이마저도 아예 없는 광역지자체도 다수이다. 인천시의 ‘노숙인 진료시설’은 총 6개소이고, 그중 하나가 인천의료원이며 나머지 5개는 모두 보건소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지역 홈리스들이 유일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의 이윤 추구 행태는 모든 홈리스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같다.

 

인천지역 거리홈리스의 상태는 더욱 심각하다. 거리홈리스가 ‘노숙인1종 의료급여’ 수급자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거나 6개월 이상 체납”된 상태로 “노숙인 일시보호시설”에서 3개월 이상 생활해야 한다. 그런데 인천지역에는 노숙인 일시보호시설이 전무하기 때문에 노숙인1종 의료급여 수급자는 단 한 명도 없다(2017.6.기준, 윤소하의원 2017년 국정감사요구자료). 신청창구가 없기 때문에 거리홈리스는 아파도 병원에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인천시 거리홈리스 지원체계의 공백은 비단 의료 뿐 아니라 인천지역 거리홈리스의 존재 자체를 지우고 있다. 거리홈리스들이 일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일시보호시설과 이들을 만나고, 적절한 주거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는 없으면서 2016년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서는 인천지역 거리홈리스 수를 18명으로 보고하고 있다. 거리홈리스의 실태를 파악할 수조차 없는 현재의 상황에서 제시된 ‘18명’이라는 수치는 신뢰할 수 없다. 인천시는 지금이라도 거리홈리스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하고, 누구도 홈리스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주거권·건강권·노동권 등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

 

인천의료원의 만행으로 가족을 잃은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노숙인’처럼 보인다면 그 누구도 노숙방지용 팔걸이가 박힌 공원 벤치로 내몰고 마는 인천시의 공공의료에 조의를 표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비극의 토양은 차별에 근거해 잘못 설계된 ‘노숙인1종 의료급여’ 제도와 ‘노숙인 진료시설’ 지정 제도에 있음을 인천시와 정부는 직시하기 바란다. 차별적인 ‘노숙인 등’ 의료지원제도의 개선과 인천지역 거리홈리스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인천시와 정부는 즉시 나서라.


성명서_190517.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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