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반빈곤 반걸음]은 현안에 대한 반(反)빈곤 단체들의 입장과 견해를 전하는 꼭지

 

 

"우리의 주거권은 연결되어 있다"
‘2021년 반빈곤연대활동’ 대학생, 숨겨진 빈곤과 마주하다! 

 

 

<정성철 /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2020년10월_코로나시기수백명의용역폭력에의해강제퇴거당한미아3구역철거민들이공사현장앞에서현수막을설치하고여기사람이있다고외치고있다.jpg

▲ 202010월 코로나 시기 수백 명의 용역폭력에 의해 강제 퇴거당한 미아 3구역 철거민들이 공사 현장 앞에 설치한 현수막. <사진출처=빈곤사회연대>

 

 

매년 초여름, 다양한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마주하며 싸우고 있는 이들과 대학생들이 반빈곤연대활동을 진행한다. 2021년 반빈곤연대활동은 개발과 주거권을 주제로 대학생과 동자동 쪽방주민, 미아3구역 철거민과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이 3일 동안 함께한다. 주거권은 인권이며, 사람은 자신의 집이나 땅에서 부당하게 쫓겨나지 않도록 법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선언은 한국사회에서 매일 실패하고 있다. 노동해서 받는 임금으로는 집을 구매할 수 없고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기도 벅차다. 이윤만을 위한 재개발·재건축 개발사업에 의해 주거·상가 세입자들이 대책 없이 쫓겨난다. 개발사업은 개발구역의 집값만이 아니라 주변에도 영향을 준다. 쫓겨난 세입자들은 살던 동네에서, 생활권에서 계속 더 먼 곳으로 밀려난다. 개발구역 인근에서 수십 년 장사하던 노점상들도 쫓겨나기는 마찬가지다. 가난한 이들을 배제하며 지불가능한 이들만 배타적으로 수용하는 도시공간. 현재 진행형인 한국사회 도시화의 폭력이다.

 

노량진수산시장 구시장상인들이 잘못된 현대화사업에 반대하며 노량진역 1번 출구 육교 위에서 농성하고 있다.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노량진수산시장을 관리하는 수협은 기존 노량진시장의 노후화 등을 이유로 국고(세금) 약 1,500억을 받아 새 건물을 지었다. 하지만 새로 지어진 건물에는 수산물시장의 생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신시장은 구시장보다 좁고 월세가 두 배나 비쌌다. 현대화사업의 목적은 시민들에게 수산물을 저렴하게 유통하기 위함도, 시장상인들이 장사하기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것도 아니었다. 수협은 철거된 구시장부지에 카지노가 있는 리조트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시장 일부를 존치해 달라고 주장했는데 시장이 없어졌지... 신시장은 죽어도 못 들어가. 안 들어가. 상인들이 장사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어요.” “지금 만 6년째 투쟁 중이에요. 요즘은 강산이 5년이면 변한다는데 강산이 한 번 변하고도 1년이 지났는데 정부도 그렇고 서울시도 그렇고 아무도 나서지 않아요. (중략) 우리를 이렇게 방치하고, 우리들 다 나가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건지. 견디기 힘들고 많이 분노하고 있어요.”

- 2020년 비마이너 기획연재 <싸우는 사람들의 안부를 묻다> “70대 생선가게 할머니가 육교 위에서 먹고 자는 이유” 중

 

미아3구역 철거민들이 강북구청 앞에서 공공임대주택을 요구하며 농성하고 있다. 미아3구역은 ‘주택재개발정비구역’이다. 재개발사업은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갖는다. 하지만 세입자들은 대책없이 쫓겨나는 것이 현실이다. 강북초입에 더블역세권, 고급브랜드 자이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개발로 인한 가격상승 욕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시공사가 확정된 뒤 미아3구역에 “명품 아파트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개발로 인해 쫓겨나면 갈 곳 없는 세입자들이 뭉쳤지만, 수 백명의 용역폭력에 의해 강제퇴거 당했다.

 

“세입자들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조건 나가라, 조합에서 그런 식으로 나왔어요. (중략) 십원 한장 없다고, 그냥 나가라고 하니까. 그때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해서 투쟁이 시작 된거죠. (중략) 2019년 9월부터 10월까지 몇 차례 집행이 있었는데 용역들이 한 1,000명은 왔었어요. 한번 올 때 400명, 500명 이렇게 와가지고, 한 날은 스물다섯 가구가 집행을 당했어요. (중략) 그래서 남아있는 집 안으로 들어가서 망루를 세웠던 거죠. 그런데 결국 그 건물마저 올해 빼앗겼어요.”

- 2020년 1017빈곤철폐의날 비마이너 기획연재 <코로나 시대, 싸우는 사람들의 안부를 묻다> “‘집에 머물라’면서 집을 빼앗아 갔다” 중

 

동자동 쪽방주민들은 지난 2월 발표된 동자동 공공주택사업을 환영하고 있다. 쪽방지역 대부분은 노후화로 인해 개발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지난날의 쪽방지역 개발은 쪽방주민 축출의 역사였다. 소유주들은 법에서 정하고 있는 이주비를 주지 않기 위해 사전퇴거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동자동 공공주택사업은 민간이 아니라 공공에서 개발을 추진하며 쪽방 주민들의 재정착 대책을 포함하고 있다. 공공주택사업이 발표된 뒤 ‘사람이 죽어 나가도 동자동을 찾지 않고, 월세만 따박따박 받아가던’ 외지 소유주들이 동자동을 찾았다. 공공주택사업을 반대하는 대형 플래카드와 깃발을 건물과 골목 곳곳에 설치하고,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이곳도 쪽방이었습니다. 이곳에 살던 주민들은 법에서 정해놓은 이주비조차 받지 못하고 몇 달 치 방세 또는 관리인들이 한명당 얼마씩 주고받으면서 그렇게 다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동자동과 길 건너에 있는 양동(쪽방)은 2019년부터 민간개발로 인해서 주민들이 쫓겨나고 있지만, 서울시도 LH도 중구청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있습니다. (중략) 그래서 우리는 개발로 쫓겨나는 것이 아닌 개발이 되면 이주지역으로 옮겼다가 개발이 끝나면 다시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는 선이주 선순환 방식의 이번 동자동 공공개발을 더 환영하는 것입니다.”

- 2021년 4월14일 동자동 쪽방 주민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 촉구 기자회견 중

노량진수산시장과 미아3구역 철거민 그리고 동자동 쪽방주민들이 마주하고 있는 상황은 다르지만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누구의 입장에서 개발되어야 하는가? 도시공간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우선 고려되어야 하는가? 우리는 이번 반빈곤연대활동에서 이윤이 아니라 사람이 고려되는 개발을 요구할 것이다. 도시공간에서 누구도 쫓겨나선 안됨을 재차 선언할 것이다. 그 공간을 삶의 터전으로 점유하며 살아온 이들의 목소리로부터, 생존과 주거를 박탈당하지 않는 도시공간을 만드는 싸움에 함께 할 것을 약속할 것이다. 우리의 주거권은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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