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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청은 거리 노숙 물품 폐기처분 중단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라

 

 

지난 7월 13일 오전, 서울역 인근 거리 홈리스들의 짐이 중구청의 쓰레기차에 실려갔다. 이런 철거는 주기적으로 발생한다. 짐을 옮길 곳이 없거나 미처 챙기지 못한 사람들은 꼼짝없이 가방에 담긴 전 재산을 잃는다. 

 

거리에서 생활하는 이00님 역시 이번 싹쓸이 철거의 피해자다. 그는 7월 9일 금요일 밤 철거 예고장을 보고 그의 하늘색 캐리어 위에 “7월 16일에 철수하겠다”는 큼지막한 메모를 남겨두었다. 16일까지는 어떻게든 방법을 마련해 보고, 그 이후에도 해결하지 못하면 끌고라도 다닐 요량이었다. 하지만 구청은 이런 메모를 아랑곳 않고 화요일이었던 13일 아침 모든 짐을 폐기했다. 이00님의 틀니, 주민등록증 같은 필수적인 물건들이나 추억이 담긴 휴대전화 속 사진은 보관절차조차 없이 즉시 사라졌다.

 

이것은 폐기물이 아니다

중구청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이00님의 짐 등을 투기된 폐기물로 보고 철거했다고 밝혔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을 폐기물로 정의한다. 이00님의 가방과 물건은 폐기물이 아니었다. 주민등록증과 같은 가장 중요한 물건을 비롯해 여름에 사용하려고 미리 얻어 둔 얇은 담요와 갈아입을 옷가지, 지난 삶에 대한 추억이었다. 남루하다 하여도 결코 폐기물이라 할 수 없는 것이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버려졌고, 보관 기간조차 없이 소멸했다.

 

짐이 아니라 집이 문제다

또한 이00님의 짐은 투기된 것도 아니었다. 그의 짐이 남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그에게 짐을 감출 집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싹쓸이 철거는 민원이나 환경개선을 이유로 일어나지만 거리에 있는 거리 홈리스의 짐은 짐이 아니라 집의 문제다. 

필수적인 소지품조차 둘 곳이 없는 주거 박탈 상황 자체를 해결하지 않은 채 짐만 버리는 것은 홈리스 상태에 놓인 이들이 겪는 주된 괴롭힘 중 하나다. 반복적인 싹쓸이 철거, 당사자의 의견과 사정은 무시하는 행정의 태도, 소지품을 쓰레기 취급당한 모욕과 물건을 잃은 상실감은 홈리스 당사자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거리 홈리스의 짐에 대한 감시와 통제는 계속 심해지고 있다. 역내 잠시 비치한 짐에 쓰레기를 치우라는 경고를 붙이고 가는가 하면, 눈 붙일 잠자리에 깔아둔 박스와 가방에도 ‘폐기물 무단 적치’라는 계고장이 붙는다. 홈리스의 짐을 쓰레기 취급하는 것은 홈리스의 삶을 쓰레기 취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7월 16일까지 말미를 달라는 당사자의 요청조차 폐기한 중구청에게 폐기된 물품에 상응하는 마땅한 보상과 사과를 요구한다. 더불어 홈리스 당사자의 짐을 ‘폐기물’로 보고 보관기간 조차 없이 압축 폐기하는 관행을 완전히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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