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뉴스

Homeless NEWS

홈리스뉴스 소식지 입니다.

동자동 쪽방촌 선이주·선순환 공공주택지구지정 촉구 주민결의대회 지면 중계

 

 

5월 11일 오후 2시, 삼각지역 인근 새로 옮긴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쪽방 주민들이 집회를 열었습니다. 2021년 2월 5일, 정부에서 발표한 ‘서울역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주택 및 도시재생사업 추진계획’이 예정대로 시행되지 않자 이를 촉구하기 위해 주민들이 나선 것입니다. 한낮, 따가운 햇볕에도 80여명의 주민들과 연대인들이 참석해 집회의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의도치 않게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집회’라는 식의 주목도 많았지만, 여러 언론들이 취재하고 보도하여 사회적으로 동자동 사안을 알리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 같습니다. 

 

이 면에서는 쪽방 주민들을 중심으로 집회에서 나온 발언들을 지면 중계하고자 합니다.

 

자주 모여 투쟁하자

 

동자동 9-20번지 쪽방에서 살 때 65세대가 살았는데, 화장실이 3개밖에 안 됐어요. 그래서 겨울에 생고생 하면서 살았는데 (건물주가 쪽방을 다른 용도로 쓴다고 해서) 6개월 살고 쫓겨났어요. 그래서 그 밑에 있는 서울시 저렴 쪽방에 갔는데 거기서도 (건물주가 쪽방 건물을 다른 용도로 쓴다고 해서) 또 쫓겨났어요. 작년 2월 5일, 모든 방송국에서 발표해서 우리는 다 믿었죠. 다 좋아했는데 1년 3개월이 지났는데도 지금은 아무 말하는 사람이 없어요. 우리가 진짜 안 간 데가 없어요. 세종시에 있는 국토교통부에도 가고, 정부종합청사도 가고, LH(엘에이치)공사 과장들 만나 가지고 얘기도 했지만 결론은 하나 된 게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진짜 자주 모여 가지고 투쟁하고 그날까지 해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안 돼요. 한마디로 해서 투쟁! (백광헌, 동자동공공주택사업추진주민모임 부위원장)

 

적정 면적의 임대주택 보장하라

 

양동 쪽방은 개발해서 임대주택을 14제곱미터로 지어 준다고 해요. 20년 전에 최저주거기준으로 정한 최소 면적이에요. 2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14제곱미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최소 18제곱미터로 해달라고 중구청이고 정부에다가 이제 탄원서도 내고 했는데 지켜질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한테 간곡하게 말씀드리는 거는 민간 주도로는 여러분의 뜻을 이루지를 못해요. 공공주택 사업으로 시행을 해야지만 여러분의 뜻이 관철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박종만, 양동 쪽방주민회 부위원장)

 

주거는 건강과 생명이 걸린 문제

 

저희들이 (진료를 위해) 동자동 쪽방촌을 방문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취약한 주거의 문제가 주거로만 끝나지 않고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까지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창문이 없는 작은 방은 제대로 된 일조량을 확보할 수 없고 낮과 밤의 시간 변화를 알기 어려워 각종 수면 장애와 우울증을 동반하게 만듭니다. 혼자 누우면 꽉 차는 그 좁은 공간에서는 움직임이 제한적이어서 각종 근골격계 질환이 수반되며, 제대로 된 배수와 환기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오래된 건물에는 바퀴벌레와 쥐가 방 안까지 들어와 주민들이 각종 세균과 질병에 노출되고 있었습니다. 건물주나 투자자분들, 여기는 당신들이 돈을 벌기 위한 공간이 아닌 우리 동자동 주민들이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가 있는 공간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임성미,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의사)

 

이런 국민도 국민이다

 

정부에서 나라님들이, 자기들이 만들어서 자기들이 발표해 놓고 지키지 않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우리가 모였습니다. 서울역, 양동, 도동에 대한 기록을 보면 각지의 국민들이 벌어 먹고 살려고 교통이 편리했기 때문에 많이 살아온 줄로 알고 있습니다. 70년대, 80년대 들어오면서 쪽방이 활성화됐고 여인숙도 방방이 쪼개서 쪽방을 만들었습니다. 환경은 아시다시피 참 열악하고 바퀴벌레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건물주, 토지주, 부동산 이런 사람들은 취약계층 뭐 신경 안 씁니다. 돈만 받아 가면 되니까. 거리의 홈리스, 배고파서 이쪽에 저쪽에 가보고 줄 서고 그렇게 사는 사람도 우리 국민입니다. 방에서 추위에 떨면서 외롭게 쓸쓸하게 돌아가시는 분도 국민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동자동 공공개발 지구 지정을 신속히 발표하라고 국민으로서 엄숙히 말합니다. (김정호, 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 이사장)

 

새 정부는 ‘희망 고문’ 되풀이 말라

 

동자동 공공주택 사업이라는 추진계획이 발표되었을 때 그동안 우리가 기회 있을 때마다 공공이 주도하는 개발을 해야 한다고 외쳐왔는데 그에 대한 응답이 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작년 6월에 한정민 님이라고 동자동에 오래 살다가 50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 소원이 뭐였는지 아세요? 욕실 있는 집에서 사는 것이었습니다. 낮에도 어두컴컴한 지하 쪽방 문에 붙여뒀던 “욕실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메모에 담긴 그 소원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습니다. 지금 살아있는 동자동 주민들의 소원 역시 고(故) 한정민 님과 다를 게 없습니다. 어제로 임기가 다 지난 정부는 땅이 있고 건물이 있는 소유주들 눈치 보며 미적미적하다가 아까운 시간을 다 보냈습니다. 결국 주민들 갖고 희망 고문한 꼴이 되었습니다. 새 정부는 지난 정부와 같은 과오를 범하지 말고 주민들의 소박하고 정당한 요구를 책임지시기 바랍니다. (윤용주, 동자동사랑방 공동대표)

 

정리 : 이동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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